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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북한 6차 핵실험, 백두산 분화 촉발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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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핵실험 화산활동 촉발시키기엔 규모 작아"

"백두산은 발해가 멸명한 후 폭발했다" 주장도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적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향후 북핵 실험 규모가 커진다면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26일 서울 인사동 센터마크호텔에서 열린 '제1회 백두산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화산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이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국내 전문가들과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치아치 리우 중국화산학회 명예회장, 리차드 스톤 미국 사이언스지 국제 편집장 등이 참석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와 만나 “핵폭발로 일어난 에너지가 백두산 지하에 있는 마그마방을 통과한 것은 틀림없지만, 규모가 작아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핵실험이 화산 활동에 영향을 주려면 지진 규모 7을 넘는 에너지가 전달돼야 폭발적 분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일어난 지진 규모는 5.7로 측정됐다. 또 윤 교수는 “최근 이에 대해 연구하는 중국 학자로부터 ‘북한 6차 핵실험 때문에 백두산 분화와 관련된 움직임이 달라졌다고 관측된 것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중앙일보

백두산 천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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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도 “활화산인 백두산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번 북핵 실험이 백두산 마그마에 영향을 줘 폭발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972년 미국 알래스카 인근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보다 더 큰 5메가톤급 핵실험을 수행했지만, 인근에 분포된 해저 화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리우 중국화산학회 명예회장도 “북한에서 6차례의 핵실험을 했는데 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백두산 분화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만큼 한국·중국·북한의 공동 연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펜하이머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화산의 분화는 과학 영역에서도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꾸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발해 멸망에 화산폭발이 영향을 줬다는 가설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오펜하이머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백두산 인근에서 채집한 낙엽송 나이테를 측정한 결과 백두산 분화는 946년 여름 이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발해는 926년에 멸망했다. 따라서 오펜하이머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백두산 분화는 최소한 발해가 20년 후에 벌어진 셈이다. 그간 일본 학계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거란에 의해 갑작스럽게 발해가 무너진 배경 중 하나로 백두산 분화설을 제기해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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