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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고이케 극장’ 중앙무대서도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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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앙정치 참여 전격 선언…일본 총선 최대 변수

공약은 좌우 망라…“관용적 중도 정치” 강령안

단순 대립 구도 만드는 ‘극장 정치’라는 시각도

아베, 정권에 유리할 때 해산 ‘권한 남용’ 비판도



‘고이케 극장’은 중앙 정치에서도 통할까?

일본 중의원 해산을 앞두고 중앙 정치 참여를 전격 선언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다음달 총선의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고이케 지사는 25일 신당 ‘희망의 당’ 대표로 취임한다고 선언했다. 중앙 정치 참여 여부에 대해 애매한 말로 피하던 지금까지의 태도에서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도쿄도지사 선거와 올해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잇단 대승을 거둔 고이케식 정치가 중앙 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고이케 지사의 정치에 대해서는 ‘극장 정치’라는 비판적 시각이 만만찮다. 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비판한 이들이 많이 쓴 말로, 상대는 적대 세력이고 자신은 서민의 편이라는 식의 단순한 대결 구도를 만드는 정치를 말한다.

고이케 지사는 도쿄도지사 선거 때부터 기성 세력 대 새로운 정치라는 대립 구도를 강조해 선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의 내용은 뚜렷하지 않았다. 고이케 지사의 ‘희망의 당’은 “관용적 중도 정치”를 내걸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전했다. 안보에 대해서는 “평화주의 아래의 전수방위를 전제로 현실주의에 입각한다”는 안을 만들었다. 고이케 지사가 내건 신당의 주요 공약은 ‘의원 정수와 보수 감축’, ‘지방 분권’, ‘정보 공개’, ‘원전 제로’, ‘헌법 개정’으로 보수와 진보를 넘나든다. 그는 25일 원전 반대론자로 돌아선 고이즈미 전 총리와도 면담했다. 신당의 공약에서 뚜렷한 것은 아베 총리와의 대립각이다. 원전 제로는 아베 총리의 원전 재가동 정책과 상반된다. 고이케 지사는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의 핵심인 제9조 개정에 논의를 집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총리감으로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좋다며 아베 총리를 견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이케 신당의 공약에 대해 “이념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신당 출범으로 중의원 선거 구도는 복잡해졌다. 제1야당 민진당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마쓰바라 진, 가키자와 미토 의원 등의 탈당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자민당은 신당 세력의 확대를 경계하지만 자신들의 보완 세력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보인다. 아베 총리는 25일 <엔에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 “고이케 지사도 헌법 개정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가 “국난 극복 해산”이라고 이름 붙인 이번 중의원 해산에 대해 야당은 총리가 해산권을 남용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헌법상 중의원 해산권이 총리에게 있다는 직접적 규정은 없지만 내각에 권한이 있다는 해석이 많다. 결국 총리가 여당이 선거를 치르기 유리할 때 의회를 해산하는 일이 많았으며, 아베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임시국회 첫날을 해산일로 지정해 야당이 사학법인 스캔들을 추궁할 기회 자체를 봉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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