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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RV 명가? 기아·쌍용차 달갑지만은 않은 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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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5’ 제공 | 기아차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RV(레저용 차랑) 명가’.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다. 특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이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RV 명가는 누구나 탐을 낼 만한 위상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이같은 수식어가 붙는 완성차 제조사가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정과 거리가 있다. RV 모델의 뛰어난 경쟁력만으로 이룬 성과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승용 모델의 부진 때문에 RV 모델 판매량이 돋보이는 경우다.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이같은 경우에 해당된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사정을 들여다봤다.

◇기아차 ‘간판’ K시리즈를 어쩌나
국내 시장 시장점유율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아차는 전통적으로 RV 모델이 강세를 보인 브랜드로 꼽힌다. 그러나 2005년 이후에는 승용 모델의 강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최근 판매량만 놓고 보자면 RV 모델이 사실상 주력 모델이다. 승용 모델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판매 부진은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나마 경차 모델인 ‘모닝’이 없었다면 승용 모델의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돈다.

기아차는 올해 1~8월 국내 승용 모델을 총 14만3025대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9.8% 감소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전체 판매량에서 모닝이 차지하는 비중은 4만7993대. 기아차가 판매한 승용 모델 중 3대 중 1대는 모닝이었던 셈이다. 기아차를 대표하는 K시리즈기 신통치 못한 것이 승용 모델 부진의 가장 큰 이유다. 올해 1~8월 ‘K3’,‘K5’, ‘K7’, ‘K9’로 구성된 K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줄었다. K3는 28.7%, K5는 19.9% 각각 감소했다. 그나마 제몫을 해주던 K7 역시 13.3% 줄었다. K9은 같은 기간 1104대가 판매되는 데애 그쳐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위상이 무색할 수준이다. 최근 출시돼 기대를 모았던 ‘스팅어’의 경우 지난달 판매량이 1000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지만 RV 모델은 그나마 제몫을 해주고 있다. 같은 기간 RV 모델의 판매량은 15만3255대로 승용 모델의 판매량보다 많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기아차의 연간 RV 판매 비중이 승용 모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29.4%까지 판매 비중이 떨어졌던 RV는 꾸준히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2015년(46.4%) 40%대를 넘어선 뒤 지난해의 경우 49.7%까지 뛰어올랐다. 올해의 경우 모델별로 살펴보면 ‘카니발’과 ‘니로’ 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스포츠서울

‘체어맨W’ 제공 | 쌍용자동차



◇쌍용차, 1%도 되지 않는 체어맨 존재감
쌍용차는 ‘체어맨W’의 부진이 뼈아프다. 1997년 출시된 체어맨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기술 제휴를 통해 출시한 모델이다. 출시 이후 국산 대형차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사실 체어맨은 쌍용차 입장에서는 의미가 큰 모델이다. 생산 차종이 다양하지 않은 데다가 SUV 모델 중심으로 모델 라인업이 짜여있는 쌍용차 입장에서, 체어맨은 유일한 승용 모델이자 대형 모델로 기술력을 과시하는 모델이다. 단순히 프레임 바디의 딱딱한 모델에만 특화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도 오롯하게 체어맨의 덕분이다.

하지만 현실은 쌍용차의 부인에도 단종설이 끊이지 않는 모델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신 모델 출시와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도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 1~8월까지 판매량은 433대. 월평균 54대가 팔린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35.2% 감소했다. 올해 쌍용차 판매량 중 체어맨이 차지하는 비중은 0.6% 수준이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SUV 모델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체어맨의 경우 중장기적 차원에서 모델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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