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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당, 盧 전 대통령 특검 추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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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홍준표 “뇌물공여 처벌차원 盧차명계좌 특검필요” 주장

당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본인 발언 뒷받침 못해 유야무야

정치권, 지방선거 앞둔 反盧 보수세력 표 집결위한 포석 해석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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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원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2010년 8월에도 홍준표 대표(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가 뇌물공여 처벌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특검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좌초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홍 대표는 ‘사자(死者)를 당사자로 하므로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정치권 및 검찰 일각의 입장에 대해 “판례상 대통령이 돈을 받을 경우 포괄적 수뢰죄가 되듯, 대통령에 돈을 줄 경우에는 포괄적 증뢰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대통령에게 돈을 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당은 같은 해 3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린 바로 전날 10만원권 수표가 입금된 거액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뛰어내린 겁니다”라는 발언과 관련, 인사청문회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자 결국 특검 추진에 대해 함구했다.

7년이 지난 지금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와 홍준표 최고위원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 제기와 특검 추진 주장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진석 의원이 ‘부부싸움 끝에 노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정우택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과 관련된 640만달러 뇌물수수 진상 등 갑작스러운 서거로 덮인 의문에 대해 명명백백히 규명해야한다”며 “어쩔 수 없이 노 대통령 죽음과 관련한 전말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특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한국당의 특검 추진이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시종일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으로, 되레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치졸한 공작정치’으로 규정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적폐청산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고 국민들은 나라다운 나라를 염원하고 있는데 그 길에 훼방을 놓으려 한다”고 반발했다.

7년 전 일이 되풀이된다면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정진석 의원도 정치적 리스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시 조현오 경찰청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이후 2012년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징역 8개월형을 받았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조현오 일병 구하기’ 등으로 회자되면서 한국당이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이런 전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추진 카드를 다시 꺼낸 든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문 정부의 ‘적폐청산’의 칼 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향하면서 MB맨으로 알려진 정 의원이 정면에 나서고 당이 방패로 에워싸는 형국”이라며 “문 정부 지지율이 높은데다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들도 비판하고 있어 실제 특검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해, 특검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현 정부를 ‘신(新)적폐’로 규정한 한국당이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노(反盧) 보수세력의 표 집결을 위한 포석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말해,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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