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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스탁투데이]에이블씨엔씨 주가 '추풍낙엽'… 자진 상폐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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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진원 기자 =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의 주가가 ‘추풍낙엽’ 신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만 해도 2만9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1만4350원으로 급락하며 굴욕을 맛봤다. 불과 5개월만에 51.4%가 빠지며 반토막 났다.

잘나가던 주가가 급전직하하기 시작한 건 지난 6일 공시한 유상증자 소식이 결정타였다. 이날 에이블씨엔씨는 발행주식 총수(1689만782주)의 50%에 육박하는 813만100주를 유상증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증을 통해 마련한 자금 1500억원은 점포 리뉴얼, 신규점포 투자, 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유증 발표 이후 맥을 못추는 주가는 자금운용 계획이 시장과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 지분의 57.3%를 보유한 최대주주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달 21일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주당 2만9500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가 실패한 이후 차선책으로 유증을 선택했다.

문제는 유증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밝힌 공모자금 사용계획은 총 1500억원 중 신규점포 투자비가 770억원에 달한다. 특히 ‘중국시장의 신규점포 출점을 통한 채널 확대’가 목적인데, 사드(THHAD) 보복 등으로 국내 기업의 철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에이블씨엔씨 역시 핵심투자위험 공시를 통해 “중국 자회사가 2분기에만 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며 “제재조치가 지속될 경우 추가 실적 악화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737억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도 논란이다. 유증 사유에 대한 공개질의를 보낸 머스트자산운용의 법무대리인 전영준 넥서스 변호사는 “홍보비용만 해도 700억원을 추가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유증이 결국 에이블씨엔씨의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전초작업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다. PEF의 특성상 기업 인수 후 몸값을 높여 매각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행사나 인수합병 등이 용이하도록 자진 상폐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 IMM PE 역시 애초 공개매수 신고서에 상장폐지를 매수 이유로 든 바 있다.

IMM PE측과 협력관계인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합병설도 솔솔 거론된다. 상폐나 합병 등의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분의 3분의 2가 넘는 의결권을 확보해야만 한다. IMM PE는 셀트리온지에스씨(셀트리온스킨큐어 전신)가 발행한 1000억원의 전환사채(CB)에 600억 원을 투자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도 약 7%를 보유중이다.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보는 건 결국 대주주인 IMM PE밖에 없다. 일반주주들이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1주당 2만9500원에 사들였던 공개매수에 비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실권주 추가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일석이조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공모자금 중 500억원인 기타자금으로 적당한 매물을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계획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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