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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보조금 상한 폐지 임박…휴대폰 시장은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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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8·V30 동시출격 첫 주말

매일경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갤럭시노트8 체험존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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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평소 휴일보다 많은 고객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최신 스마트폰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얼리어답터'들이 즐겨 찾는 곳. 휴대폰 개통이 안 되는 일요일에는 평일 대비 3분의 1 정도만 가게 문을 여는데 이날은 거의 대부분 점포가 문을 열고 고객을 맞고 있었다. 지난 21일부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LG전자 'V30'가 동시에 일반 판매를 시작한 것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한 판매점에서 만난 A씨는 "제도가 바뀌는 중이기 때문에 아직 눈치를 보는 고객도 많다"면서도 "프리미엄폰시장은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최대한 빨리 신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판매점이 모여 있는 서울 왕십리 비트플렉스에서도 갤럭시노트8과 V30를 들고 고심하는 소비자들 모습이 목격됐다.

공시지원금과 추가 보조금 외에 불법 보조금(페이백)까지 받을 수 있어 일반 대리점보다 많은 사람이 몰렸다. 판매상 B씨는 "갤럭시노트8과 V30로 프리미엄폰 선택지가 넓어져 평소보다 손님이 많다"면서 "갤럭시노트8 인기 색상인 '미드나잇 블랙'은 물량이 없어 못 팔고 예약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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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역 안에 마련된 V30 체험존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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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아이폰 충성 고객 중에도 갤럭시노트8이나 V30로 바꾸기 위해 현장을 찾은 소비자도 있었다.

직장인 송 모씨(29)는 "아이폰X의 연내 국내 출시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원래 아이폰만 썼는데 이번에 처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바꾸려고 판매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부터 휴대폰 개통 때 사용 약정을 맺으면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할인율이 25%로 인상되는 정책까지 겹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도 각종 할인 혜택과 경품을 대거 쏟아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다. 두 제품의 일반 판매 첫날이었던 지난 21일 이통 3사 번호이동 건수는 2만724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보는 과열 기준(2만4000건)에 미치지 못했다.

갤럭시노트8은 예약판매 기간 85만대 신청이 이뤄졌고, 이 중 절반에 달하는 40만대가량이 일반 판매 시작 전에 개통됐다. V30도 상반기 전략폰 G6의 1.5배 정도 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초반 판매 분위기는 긍정적인 편이다.

예상보다 차분한 시장 분위기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두 제품을 기다려온 충성 고객들의 구입은 이뤄졌지만 일반 고객 중 상당수는 33만원으로 제한됐던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는 오는 10월 이후로 매입 시기를 늦추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보고 있다.

10월 1일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현재 최대 33만원까지 가능한 합법적인 공시지원금(출시 15개월 이내인 단말기)을 이통사들이 더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미 오프라인 상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도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림 매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약정할인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처음에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모두 내고 제품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면서 "50만원 이상 리베이트가 풀리면서 V30와 갤럭시노트8의 실구매가는 30만원대로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직장인 김 모씨(36)는 "이미 불법 보조금이 많이 뿌려지는 상황에서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면 휴대폰을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10월 초까지 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석 연휴 판매장려금을 통한 가입자 빼앗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방통위가 시장상황반을 운영해 집중단속을 한다고 하지만 불법 보조금 지급을 근절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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