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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트럼프, "국가 연주 때 무릎꿇은 저런 개XX들 경기장에서 쫓아내라" 스포츠계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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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미식축구 선수들과 농구 선수들을 향해 욕설을 섞어가며 비애국자로 비판하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23일(현지시각)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앨라배마 주 헌츠빌에서 열린 공화당 루서 스트레인지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국기에 무례를 범하는 선수들을 NFL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기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 NFL 구단주들을 보는 게 좋은가"라며 "구단주들에게 '지금 당장 저런 개XX들을 경기장에서 쫓아내라'고 말하자"고 외쳤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자 백인이 압도적 다수인 참석자들이 열렬하게 호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연주 때 일어서지 않고 무릎꿇은 채로 앉아 있는 장면을 문제 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FL에서 수백만 달러를 버는 특권을 원하는 선수가 우리의 위대한 미국 국기( 또는 국가)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일어서지 않는 행동을 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 만약 존경심을 나타내지 않으면, 해고시켜버려야 한다. (그런 사람은)다른 일이나 찾아보라!"라는 트윗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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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콜린 캐퍼닉이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연주 때 일어서지 않고 무릎 꿇은채 앉아있다./USA 투데이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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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미식축구 리그 NFL의 커미셔너인 로저 구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앨라배마주에서 한 발언에 대해 "사회통합을 '분열(divisive)' 시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수의 NFL 선수들이 SNS를 통해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애국자' 비난은 프로농구 선수에게도 향했다.

2016-2017 시즌 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스타인 스티븐 커리가 22일 기자회견에서 관례에 따라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데 대해 관심이 없다고 냉소적인 태도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에 "백악관 방문은 큰 영광이어야 하는데 커리가 관심없다니 초청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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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농구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타 플레이어 스테판 커리/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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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농구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한 대응으로 23일 공식성명을 통해 "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초청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나타낸 만큼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팀 선수들은 (백악관을 방문하는 대신) 내년 2월 수도(워싱턴)에서 우리가 하나의 조직으로서 품고 있고 있는 가치들, 즉 평등과 다양성 그리고 포용을 축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농구단의 '전설'이었던 코비 브라이언트 역시 트위터에 "불화와 증오를 부추기는 말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고 트럼프를 비난했다.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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