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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내달 출범 앞둔 초대형 IB 자본시장 돌풍될까 미풍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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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출범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본시장의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성장할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200%까지 발행어음을 조달할 수 있어 증권사의 차세대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된 후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인가와 관련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삼성증권 인가 심사가 보류되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 초대형 IB가 활성화되기 위해 필수조건인 기업 신용공여(기업대출)을 자기자본 200%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또 불발되면서 초대형 IB가 기대와 달리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계, 정치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한 증권사 4곳(삼성증권 제외)의 현장실사와 외부평가위원회를 끝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를 위한 보완자료를 받고 법상 요건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정리 검토를 끝내면 안건을 작성해서 추석 이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속하게 진행하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초대형 IB 인가는 금융위 증선위와 정례회의를 거쳐 내달 중 확정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도 단기금융업 인가에 앞서 발행어음 등 신규 상품 판매를 위한 세부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내달 초대형 IB 인가 승인이 나면 초대형 IB 4곳은 발행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입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조 단위의 자금이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병권 미래에셋대우 IB본부 전무는 "초대형 IB 신청 4사의 수신고는 약 8조원인데 이 중 10%만 모험자본에 투자해도 모험자본 8000억원이 시장에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험자본은 연간 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모험자본 활성화를 통해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인가 심사 보류 결정 사례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과도하게 적용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는 여전히 깔려있다. 대형 증권사 5곳이 정부 정책 의지를 믿고 자기자본을 늘렸는데 인가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초대형 IB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해 필수적인 기업 신용공여를 200%로 늘리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미온적인 부분도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민의당에 이어 이번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이견으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넘지 못하고 지난 21일에도 계류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용도 제한없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가 200%로 확대되면 증권사는 은행이 되는 것"이라면서 "인수합병 등 기업대출에 대한 용도를 제한하면 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행법대로 자기자본 100% 내에서 개인, 기업 등 신용공여를 제한할 경우 실제 기업금융은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내 초대형 IB 운신폭을 좁히면 외국계 IB만 큰 딜을 독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원포인트 법안 심사를 25일 전체회의에서 제안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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