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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북한 리용호 “참수·군사공격 기미 보이면 선제행동 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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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리용호 북 외무상 유엔 기조연설서 트럼프 발언 비판

“유엔무대를 돈과 칼부림 깡패들 난무장으로 만들어”

“최고통 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 등 원색 비난도



제 72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각) 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등 지난 19일 유엔 연설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또한 미국 등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장에 대한 참수 시도나 대북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한 북한 쪽 기조연서 순서에서 “트럼프는 우리 국가의 최고 존엄(김정은 위원장)을 로켓과 결부해 모독하려 했지만 그로 인해 전체 미국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더욱 피할수 없게 만드는 만회할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4일 전에 신성한 이 유엔 회의장을 심히 어지럽힌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의 연설에 대해 논평하고 본론에 들어가려고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리 외무상은 전체 24분 연설 가운데 앞부분 5분 가량을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기의 망언으로 취임 8개월만에 백악관을 수판알 소리 요란한 장마당으로 만들어 놓은 데 이어 유엔무대까지 돈과 칼부림밖에 모르는 깡패들의 난무장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와 같이 과대망상과 자고자대가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마저 고통만을 불러온다고 ‘최고통 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악의 대통령이라고 ‘악통령’으로 부르는 자가 미국의 대통령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어 “손바닥만한 땅뙈기(부동산)를 손에 넣기 위해 엄포와 협잡을 포함한 갖은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으며 한생을 늙어온 투전꾼이 미국의 핵단추를 쥐고 있는 이 위험천만한 현실이 바로 오늘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두고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고 비꼰 것에 대해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아닌 트럼프”라며 “이 공격때문에 미국 땅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의 책임으로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로서는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 몰랐을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로 하여금 그가 한 말 이상의 후과, 그가 책임질래야 도저히 책임질수 없을 정도의 후과가 차례지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세와 관련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 조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의 반 공화국 군사행동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선반도(한반도) 사태의 본질은 우리(북한)를 적대시하며 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미국과 그에 맞서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키려는 우리 공화국 사이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의 최고당국자가 우리에게 ‘화염과 분노’를 들씌우겠다, ‘완전 파괴’시키겠다고 폭언하는 것보다 더 큰 핵위협이 또 어디에 있겠냐”고 반문하며, “핵억제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바로 최후의 선택으로 취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처”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의 국가 핵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며 최종 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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