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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성준의시사전망대] "벌레수액…위험성이 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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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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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1일 (목)
■ 대담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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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 수액 투여받은 아이, 이상 소견 없어 퇴원
- 병원, 향후 생길 문제 대비해 지속적 관찰 약속
- 벌레 수액, 혈관에 들어가 세균 감염 우려 있어
- 수액 연결관 공급 업체, 불량품 관리에 미흡
- 주사제 사고, 주입량 25%… 약물 종류 실수 25%
- 사고 시 부작용 크기 때문에 줄이려는 노력 필요
- 정상인 주사제 투여 “좋아질 것 같다”… 위약효과

▷ 김성준/사회자:

병원에서 링거, 수액 맞으면 이것 당연히 혈액으로 바로 들어가니까. 만약 거기에 세균이 하나라도 있으면 큰일 날 수 있겠죠. 이건 상식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엄격한 위생 관리가 당연히 필요할 텐데. 최근 기사 보셨죠. 지난 17일입니다.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한 생후 5개월 된 이 갓난아기가 수액을 맞고 있었는데 연결관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거예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지난 18일에는 인하대학병원에서 벌레가 든 수액 연결관이 나왔고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저희 SBS 유명한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오래간만입니다.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사회자:

여기 시사 전망대에 좀 자주 나와야 하는데 왜...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불러주지 않으셔서...

▷ 김성준/사회자:

그래요? 알겠습니다. 이제 매일 나오세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아닙니다. (웃음)

▷ 김성준/사회자:

우선 이대목동병원. 수액을 맞은 5개월 아기, 건강은 괜찮은 겁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이 아이 요로감염, 그러니까 방광과 소변을 내보내는 기관에 감염이 있어서 열이 높아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다행히 원래 입원했던 요로감염 치료가 잘 됐고요. 또 벌레가 묻은 수액을 최대 14시간 정도 투여 받아서 이것도 좀 걱정이 됐는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했죠. 그 결과가 어제 나왔는데 다행히 현재까지는 아무 이상 소견이 없어서 어제 오후 4시 정도에 퇴원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되고 그런 것은 없나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앞으로 제일 위험한 게 감염인데. 열나거나 그런 상황이 있으면. 그러면 조금 더 유심하게 봐야 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 상태로는 괜찮다고 의료진이 판단했기 때문에 퇴원을 시켜서. 괜찮을 것 같은데.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서 이대목동병원에서는 계속 관찰하고 어떤 문제가 생기면 조처를 하겠다. 이렇게 아이 보호자에게 약속했다고 합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혹시 그냥 궁금해서 묻는 것인데. 벌레 요즘 음식으로도 먹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래도 안 되나요? 수액에 들어가면.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사실 먹는 것과 피로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다른데. 우리가 먹는 것은 방어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먹는 것에서는 균이 다 제거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는 땅에 떨어진 것을 먹는다 하더라도 사실 세균의 걱정은 그렇게 없는데. 면역력이 약하지 않으면. 그런데 피에 들어가는, 혈관에 들어가는 것은 세균에 직접 피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철저하게 균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먹는 것과 혈액으로 들어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 김성준/사회자:

제가 그게 궁금해서 좀 무식한 질문을 했던 겁니다. 인하대 병원 같은 경우에는 벌레가 든 수액이 환자에게 직접 투여는 안 됐더라고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이게 벌레가 발견된 곳은 수액봉지에서 바늘을 꼽고 수액이 방울방울 떨어지게 하는 그 플라스틱 관인데요. 점적관이라고 합니다. 우선 제조업체에서 벌레가 들어가지 않게 철저하게 잘 만들어져야 되는데. 그런데 병원에서도 의료진은 환자에게 투여하기 전에 한 번 더 살펴야 합니다. 인하대 병원에서는 그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서 잘못된 제품이었지만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이고요. 이대목동병원에서는 그게 잘 안 된 건데. 이대목동병원의 주장을 그대로 전해드리면, 해당 간호사는 아이에게 수액을 투액하기 전에 두 번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못 봤다.

▷ 김성준/사회자:

이물질이 안 보였다는 것이군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벌레가 1mm 정도로 너무 작았기 때문에 수액이 17일 오전 6시에 투액됐고 보호자가 벌레를 발견한 것은 당일 17일 오후 7시 30분입니다.

▷ 김성준/사회자:

한참 뒤네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13시간 반 뒤인데. 그러니까 작은 벌레가 물에 퉁퉁 불어서 발견된 것이지, 그 전에는 육안으로 발견하기 힘들었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 김성준/사회자:

사진 찍은 것 보니까 벌레가 굉장히 커서 어떻게 이것을 못 발견했을까 싶었는데.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그것을 좀 가까이, 접사해서 찍어서 그렇게 보이지. 실제로는 한 1mm 정도 크기입니다. 그런데 이대목동병원의 주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수액 세트의 이상 유무는 환자에게 투여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되는 게 의무여서. 이대병원의 잘못은 없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당초에 간호사나 의사가 당연히 이상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되겠지만. 그 이전에 벌레가 든 수액세트가 공급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잖아요. 우리가 추측할 때 수액세트를 공급받아서 병원에 보관하고 있는 동안에 그런 벌레가 들어갈 가능성이라는 것은 굉장히 희박할 것 같은데.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그렇죠. 일단 포장이 돼있으니까요. 제품이 나왔을 때 병원에서는 완결하게 포장이 돼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보관 중에 들어간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없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당연히 병원에 공급될 때 완전한, 깨끗한 수액세트가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대목동병원에 수액세트를 공급한 업체는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성원메디칼이라는 곳인데. 필리핀에서 생산된 제품을 국내로 들여와서 포장해서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그러니까 OEM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거죠.

▷ 김성준/사회자:

이런 정도의 수액세트 같은 것도 우리가 인건비 때문에 국내 생산이 잘 안 되는 모양이군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그리고 자체가 사실 우리가 메디칼 뭐라고 하면 이름은 대표적인 회사 같지만. 제약회사는 국내 그래도 여느 굴지의 기업, 규모가 큰데. 이렇게 의료기기를 만드는 업체는 대부분 다 중소기업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국내 들여와서 멸균을 하고 포장한 후에 품질 검사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병원에 보내기 전에 반드시 벌레가 있는지, 그리고 표기가 적당한지를 자체적으로 검사하고, 그것을 기록하고, 그리고 그 날 생산된 라인의 제품을 견본으로 남겨야 하는데. 식약처가 조사해보니까 검사일지 텅텅 비어있었고요. 제품 견본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여기서 결정적으로 잘못을 한 거네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그렇죠. 규정 위반이죠. 그래서 식약처가 성원메디칼에 대해서 30일 동안 제조할 수 없도록 행정조치를 했고요. 인하대병원에 수액 연결관을 공급했던 업체는 경북 구미시에 있는 신창메디칼인데. 이 불량품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식약처가 조사해보니까 불량품과 적합한 제품을 한 곳에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이 정도였으면 모르고 수액 공급받고, 주사 다 맞고 모르고 지나간 경우도 많았겠네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그런데 많았다, 아니다. 지금 제가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실 식약처 조사 결과를 보면 좀 너무 허접하다는 생각이 들죠.

▷ 김성준/사회자:

얘기 나온 김에. 애초에 우리가 수액 치료를 너무 많이 받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피곤하다고 하면 링거 맞고, 술 마시고 술 안 깬다고 하면 링거 맞고. 이런 사람들 많은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봐야 하나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사실 요즘에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2005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주사제 처방률이 전체 처방 중에 한 38%를 차지했는데. 이게 OECD 평균의 13배였습니다. 상당히 많은 거죠. 그러니까 주사제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먹는 약과 조금 달라서 그 자체에 조금이라도 균이 생기면 우리 몸에 상당한 감염성 위험을 주고. 또 약 용량이 먹는 약은 조금 틀려도, 약간 용량이 잘못 돼도 우리 몸에서 흡수하는 과정에서 조금 손해가 적을 수 있는데. 주사약은 용량이 조금만 잘못 돼도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건 세계적인 통계인데요. 입원하는 동안 환자 한 명당 주사제의 사고가 1.3번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입원해서 주사 치료제를 받으면 한 번 이상은...

▷ 김성준/사회자:

뭔가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군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주입 속도가 잘못되는 경우가 제일 많았고요. 주입량이 잘못되는 경우가 한 26% 정도 되고. 그 다음에 약물 종류를 실수하는 경우가 25%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주사제 자체는 먹는 양보다 의료진이 실수할 가능성이 좀 더 높고. 실수가 벌어졌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주사약 좀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 김성준/사회자:

주사가 사실 효과가 있기는 있는데 말이죠. 한 번 맞으면 감기도 금방 낫고.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그런데 그게 대부분의 의학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위약효과. 그러니까 그럴 것 같은 효과가 큰 것이지 실제로 우리가 멀쩡히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주사제를 맞아서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분명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래요? 그것도 몰랐네. 네. 자주 나오세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고맙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오늘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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