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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딥체인지' SK이노, 삼성과 닮은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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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체인지로 사업구조 다변화 시총 8개월새 4조3000억↑
17조9383억으로 20조 눈앞
삼성 이회장 신경영 선언이후 세계 최고기업 도약과 '비슷'


SK이노베이션이 최태원 회장의 신경영전략인 '딥 체인지(사업구조의 근본혁신)' 선언 이후 에너지 화학 중심의 사업구조 다변화를 통해 기업가치가 급성장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마누라와 자식빼고 모두 바꿔라'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가전, 반도체, 휴대폰을 아우르는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으로 세계 최고 기업에 우뚝 선 삼성전자와 '닮은 꼴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김준 대표가 올 1월 신년회에서 "딥 체인지 수준의 과감한 구조적 혁신으로 2018년 기업가치 30조원을 달성하자"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비정유 중심의 사업구조 다변화를 강도높게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사상 세번째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데는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선전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2.4분기에는 유가 하락으로 석유사업의 실적이 악화됐지만 비정유 부문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며 견조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건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사업재편에 성공했다는 증거"라며 "최태원 회장과 전 경영진이 강력하게 추진한 딥체인지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사업재편 성공은 올 들어 시가총액의 괄목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시총은 딥체인지 추진을 본격 선언한 올 1월 4일 13조6000억원에서 지난 12일 17조9383억원으로 8개월새 4조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시총 증가율이 무려 23%에 달하면서 시총 순위도 한 계단 상승한 17위를 차지했다. 지난 12일에는 35개월 만에 신고가인 주당 19만1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7월 이후 주가 상승은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와 화학 중심의 '딥체인지 2.0'식 투자 전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딥체인지 2.0을 발표한 6월 이후 두달 새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만1000원 정도 상승해 시총이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 당시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0달러 대로 하락했던 시기라는 점에서 '정유사 주가는 유가 등락에 춤춘다'는 속설을 깨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런 주가 흐름은 1993년 6월 7일 신경영 선언 이후 뼈를 깎는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가전회사에서 반도체, 휴대폰까지 세계 시장을 점령한 삼성전자를 연상케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사업으로 출발 당시 주당 5900원 수준이던 주가가 1990년대 반도체 사업과 휴대폰 사업, 2000년대 들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사업 등 끊임없는 사업혁신을 통해 현재 시총 340조원이 넘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까지 목표인 기업가치 30조원 달성을 위해 올해 사업구조 혁신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석유개발, 화학, 배터리 분야에서 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직후 다우케미칼의 고부가 화학사업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부문을 인수했다. 또, 차세대 핵심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헝가리와 체코를 후보지로 연내 유럽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충남 서산배터리 공장을 지금보다 3배(3.9GW급) 확대하는 증설프로젝트도 원활하게 진행중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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