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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리용호, 트럼프에 “개짖는 소리” 원색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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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몰려든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숙소에서 “개 짖는 소리로 놀래키려는 건 개꿈”

-22일 기조연설, 유엔ㆍ美 강하게 비판할 듯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차 20일(현지시간) 미국에 입국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개 짖는 소리”에 빚대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22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한 수위로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발 중국항공편으로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 19일 고려항공편으로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해 주중 북한 대사관에서 하룻밤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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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의 JFK 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그는 공항에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맨해튼 숙소에 도착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해 “개 짖는 소리”라고 정면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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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 대사의 안내를 받으며 입국장이 아닌 출국장으로 들어온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입장과 기조연설 메시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입국장이 아닌 출국장으로 들어오고 JFK공항에 별도의 경호를 요청하는 등 취재진의 관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에 도착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묻는 질문에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고 북한 속담을 인용하며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맹렬히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는 것을 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불쌍하다”고 비꽜다.

오는 22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서는 리 외무상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과 개발 의지를 과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와 이를 추진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상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해왔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전임자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지난해에는 리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리 외무상은 23일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할 예정이지만 뉴욕 체류 기간 공개적인 외부 일정보다 북한과 가까운 제3세계 국가들과 비공개 접촉을 진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간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로 관계가 얼어붙어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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