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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GM, 한국GM 대출에 공장담보 요구...산업은행은 '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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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본사가 한국GM에 대출을 해주며 공장 및 생산시설을 담보로 요구했지만, 산업은행이 담보 제공은 있을 수 없다며 사실상 비토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이 GM의 공장담보 요구를 불허하면서 GM은 한국 공장 매각 등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GM이 한국GM에 공장담보를 요구한 것은 한국 시장 철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 담보 요구를 불허하면서 시장 철수를 우회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GM은 국내 금융사로부터 차입을 하지 않고 GM본사(GM홀딩스)에서 자체적으로 금융 지원을 받아왔다. 한국GM이 GM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최근 4년간 2조4033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무담보 차입으로 책정된 이자는 업계 평균의 두 배인 5% 안팎이다. 한국GM이 GM에 지급한 이자만 4400억원이다.

그럼에도 한국GM은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지 않기로 내부 원칙을 정했고 일절 자금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자체적으로 한국GM에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내 공장 담보를 조건으로 걸었다.

산업은행은 GM이 공장을 담보로 잡을 경우 향후 한국시장 철수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불허했다. 한국GM의 경영상황이 악화돼 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되면 GM이 공장 매각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GM의 공장담보를 막으며 나름대로 한국GM 철수를 방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6일 인천 부평 본사의 쉐보레 디자인센터를 찾은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G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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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의 철수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산업은행은 GM이 보유한 한국GM지분 매각 제한권을 가지고 있어 이를 막아 왔다. 문제는 제한 효력이 오는 10월 종료될 예정이어서 철수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도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한국GM 철수설이 근거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GM의 경영실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본사가 계속해서 해외 시장 철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8만%를 넘는 등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GM 역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유럽과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쉐보레 브랜드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한국 시장 철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카젬 한국GM 사장도 지난 6일 "한국은 전 세계 쉐보레 시장 중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이며 빠른 성장을 보이는 시장 중 하나"라며 한국GM 철수설을 전면 부인했다.

김형민 기자(kal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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