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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J가 타봤습니다] 4.7초면 시속 100㎞ … 제네시스 G70, 벤츠·BMW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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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3 터보 스포츠 세단

세련된 보디라인 매끈하고 날렵

앞뒤에 무게 반씩 분산해 안정감

센터페시아 부분은 조금 밋밋

고속주행 때 풍절음도 아쉬워

중앙일보

제네시스의 세단 라인업을 완성하는 중형 스포츠 세단 ‘G70’이 20일 공식 출시됐다.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만난 G70은 동급의 수입차들에 뒤지지 않는 주행성능을 뽐냈다.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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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에 도전장을 던졌다. 앞장선 선수는 ‘럭셔리 중형 스포츠 세단’이란 수식어를 달고 20일 시장에 본격 출시된 ‘G70’이다. 그러나 G70이 뛰어든 시장에는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 쟁쟁한 스포츠 세단들이 견고한 성을 이루고 있다. 과감하게 도전장부터 내밀었지만, G70이 이들과 같은 링에 오를 수 있는 차인지 그 자체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G70을 시승해 본 뒤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덤벼 볼 수는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G70 공식 판매가 시작된 20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는 G70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에는 G70 최상위 모델인 3.3 터보 스포츠 모델이 사용됐고, 시승 구간은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의 한 카페까지 편도 65㎞ 구간이었다.

차에 타기 전 먼저 세련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주관적인 취향에 따라 크게 선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이날 처음 본 G70의 실물은 한눈에 보기에도 매끈하고 날렵한 느낌을 줬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라는 평이 꽤 있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매력적인 형태와 빛깔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보닛(엔진룸 덮개)부터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이어지는 곡선과 앞모습이 고급스러운 인상을 풍겼고, 프런트 오버행(차량 범퍼부터 앞바퀴까지의 길이)을 80㎝로 짧게 디자인한 점에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크게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보닛을 여니 엔진룸이 일반적인 차량보다 뒤쪽에 위치한 점이 눈에 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적인 전륜구동 차들은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는데, G70은 엔진룸 위치를 최대한 뒤쪽으로 밀어서 차체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거의 50대 50의 무게 균형을 유지하도록 해 안정적인 주행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20일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G70에 탑승한 중앙일보 윤정민 기자. 약 65㎞를 시승했다. [공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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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모습도 만족스러웠다. 차량 문 안쪽에 위치한 버튼들과 수납공간을 ‘리얼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다만 앞쪽 중앙의 조작 버튼들은 특별한 디자인적인 요소가 없이 반듯하게 배치된 것 같아서 조금 심심한 느낌이었다. 실내 공간은 운전석과 보조석의 경우 덩치가 제법 큰 성인이 타도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뒷좌석 공간은 경쟁 차종에 비해 답답한 느낌이 있었고, 뒷좌석 가운데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너무 커 두 명이 한쪽 방향으로 타고 내릴 때는 불편함이 컸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도로를 달렸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이름을 단 만큼 G70은 첫 등장 당시부터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강조해왔다. 특히 시승한 모델인 3.3 터보 스포츠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로 수치상 성능에선 경쟁 모델인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를 앞선다. 또한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4.7초까지 낮춰 기아자동차의 스팅어(4.9초)를 제치고 국산차 신기록을 달성했다.

도로를 달려보니 실제로 느껴지는 주행 성능도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났다. 주행성능으로 경쟁모델들과 ‘맞짱’을 뜰 수 있다던 현대차의 말이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았다. 저속에서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줬고, 시속 100㎞ 이상의 고속에서도 비교적 날렵하게 도로를 박차고 나갔다. 가속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가속 페달을 무리해서 끝까지 밟지 않아도 속도가 시원하게 올라갔다. 일반적인 주행모드인 컴포트 모드에서 고속 주행을 위한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시트가 부풀어 오르며 몸을 단단하게 조여왔고, 운전대와 가속 페달도 훨씬 묵직하게 바뀌는 등 즉각적으로 달릴 태세를 갖추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G70을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가속 구간이 계속되자 아쉬운 점들이 하나둘 생겼다. 특히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경쟁 차들과의 차이가 느껴졌다.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이 길게 이어지자 처음 속도를 올릴 때의 경쾌함은 불안감으로 바꼈다. 경쟁차들이 묵직하고 단단하게, 안정감을 주면서 고속 주행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G70은 안정감이 조금 덜했다. 또한 고속에서의 소음도 경쟁차와 비교해 확연히 더 크게 느껴졌다. 시속 100㎞를 넘어가면 풍절음 때문에 누가 말하지 않아도 탑승자 전원이 스스로 목소리를 크게 높일 정도였다. 가장 최근에 경쟁 차종을 타본 탑승자는 소음의 차이가 무시할만한 정도를 넘어섰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단점에도, 긴 역사를 통해 견고한 영역을 구축한 경쟁 차종들에 비해 이제 시작점에 선 G70이 단 시간에 그들과 ‘한 번 해볼만한’ 수준까지 성능을 갖췄다는 점 자체로 흥미로운 차임은 분명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시험·고성능차담당 부사장은 시승행사를 앞두고 “G70은 진정한 제네시스며, 제네시스 차종 중 가장 즐거운 드라이빙을 제공한다”고 자신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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