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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세계시민상' 받은 文 대통령 "나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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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

"'촛불시민'들이야말로 노벨 평화상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

탄핵 관련해 "현법 절차로 국민 뜻 배반한 대통령 파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대한민국의 촛불 시민들이야말로 노벨 평화상을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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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대구를 방문해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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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인트레피드 해양ㆍ항공ㆍ우주 박물관에서 개최된 ‘아틀란틱 카운슬’ 주관 세계시민상(Global Citizen Award) 시상식에서 “촛불 혁명은 여러 달에 걸쳐 170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의 시민 행동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않은 완벽하게 평화롭고 문화적인 축제 집회로 진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나는 촛불 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며 “국민들은 촛불 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고,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구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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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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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과정과 관련해선 “헌법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을 파면했다”며 “국민들은 독재정권이 빼앗았던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을 권리도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았고 대통령이 잘못할 때 탄핵할 권리도 스스로의 힘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회와 사법부도 국민의 뜻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했다”며 “촛불 혁명에 함께 했던 나는 촛불 정신을 계승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담고 대통령이 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상식에서 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세계대전 후 많은 신생국처럼 시련의 연속이었다”며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로 이어지는 고단한 역사를 이겨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휴전되던 해인 1953년 이북 출신 피난민의 아들로 거제에서 태어났다.

그는 “1960년 4ㆍ19 혁명으로 민주화운동의 깃발을 올린 한국 국민들은 장기간 지속된 군사독재에도 굴복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졌다”고 말했다. 당시 이뤄진 압축적 경제성장과 관련해선 “수많은 사람들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에 자신을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전환점을 만든 시민항쟁”이라며 각별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 부산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실상을 알리는 운동을 벌였던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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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용산 CGV에서 5·18민주화운동 참상을 전 세계에 보도한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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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어 “1987년 6월항쟁을 한국의 민주주의가 또 한 번 도약했다”며 “독재의 벽을 무너뜨린 우리 국민은 경제에서도 기적 같은 힘을 발휘했다. 국가부도사태까지 갔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세계 경제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힘도 광장의 국민들에게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나와 우리 국민은 ‘사람중심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민주주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역사를 말씀드렸듯이 한반도 평화를 이루고 나서 대한민국이 이룩한 평화의 역사를 말씀드릴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시민상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공동 수상했다. 시상식을 주관한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아틀란틱 카운슬은 “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역내 안정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평가해 시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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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산 인권변호사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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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부터 매년 유엔총회를 계기로 시상이 이뤄져온 세계시민상의 역대 수상자 중에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2011년), 아웅산 수치 여사(2012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2014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2016년) 등이 있다.

뉴욕=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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