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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스마트폰 너무 좋아하는 우리아이 어떡하죠...진짜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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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들은 '디지털 원어민'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디지털 기기와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익숙하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척척 해낸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줘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부모들 입장에서는 헷갈린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정서 함양에 책이 좋다고, 또 스마트 기기가 산만함을 유발한다고 무조건 막을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규칙과 절제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어릴 때 부터 사용습관을 길러주는 것을 권한다. 키뉴스는 스마트기기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과 올바른 사용습관에 대해 집중취재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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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아이 스마트폰 중독인가요? 디지털원어민 '축복인가 재난인가'

2. 스마트폰 너무 좋아하는 우리아이 어떡하죠...진짜 문제점은?

3. 어린이 스마트기기 올바른 사용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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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김동규 기자] 공공장소나 식당에서 아이들 손에 들려있는 갤럭시S8, 갤럭시노트, 아이패드, 아이폰7플러스 등을 찾는 일은 이제 어렵지 않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떠들거나 우는 아이들의 손에 스마트기기를 쥐어 줘 게임을 하게 해 주거나 동영상을 보여 주면 조용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유아와 아동이 스마트기기를 과하게 접하는 것은 너무 이른나이에 스마트기기를 접하게 되는 것으로 정신적ㆍ신체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없으면 떼를 쓰거나 다른 일에 집중을 못하는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의 유아동은 정서불안, 대인관계 형성 기피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14년에 발간한 '영유아 스마트폰 노출 실태 및 보호대책' 보고서는 영유아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이 의심되는 유아들이 행동 특성으로 ▲감정표현의 미숙함 ▲원만하지 못한 또래관계 ▲의사소통 방식의 어려움 ▲공격성 ▲분노발작의 경향 ▲신체발달 저하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고서는 '화가 나면 때리는 행동과 함께 사자소리를 내며 매우 크게 화를 냄' '또래가 자신의 물건을 건드리면 물거나 때림' '또래나 교사의 말에 반응이 없고 경청을 하지 않고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는 경향이 나타남' '집에서 게임만 하고 밥을 먹지 않으려 하고 게임을 제지하면 울고 어머니를 물거나 할퀴는 양상이 나타남'등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발달의 모든 영역이 전반적으로 지체되고 있고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경험이 부족하고 관계가 일방적이기 때문에 사회성 발달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우경 한국온라인게임중독예방연구소 소장은 "스마트기기에 중독된 영유아를 포함한 청소년들은 일정 부분 가상세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힘들어지고 현실 적응에서 문제점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어릴때는 다른 여러 자극에 노출되면서 대인관계 기술과 사회성을 형성을 해야 하는데 스마트기기에 심각하게 중독되면 발달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스마트 기기에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노출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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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가 태블릿PC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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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ㆍ시력저하ㆍ수면장애 등 신체적 문제 발생 가능성도 높아

유아동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정신적 문제와 사회성 형성등에 문제가 발생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ㆍ한국중독정신의학회ㆍ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2015년 내놓은 '스마트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 대한 권고안'을 보면 과도한 스마트 기기 사용이 어떤 부작용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은 우울, 자살, 불안, 중독과 같은 정신건강 영향과 더불어 시력저하, 근골격계 이상, 수면장애, 비만과 체형 변화 초래와 같은 신체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안구건조, 두통, 눈의 피로, 흐린 시야, 일시적 근시 유발과 같은 증상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다. 이런 이유에서 유아동에게는 최대한 늦은 나이에 스마트 기기 이용을 허락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안은 지적했다.

또 뇌전증(간질)에 취약한 아동청소년의 경우 동영상 시청을 하거나 게임 도중 번쩍거리는 화면에 노출될 경우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스마트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청색광)도 심야 시간에 생체리듬을 깨뜨려 수면부족을 유발할 수 있기에 아동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마트기기의 동영상이나 게임은 일단 화려함 때문에 아이들의 주의를 많이 끌어 강력한 시각 자극에 노출되는데 이 시간이 오래 되면 뇌에서 시각자극을 처리하는 회로가 일방적으로 사용된다"며 "이런 경우 뇌의 일부 영역만 사용하게 되고 워낙 강한 자극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자극에 대해 상대적으로 둔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스마트기기의 유아동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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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과의존의 부작용 (자료=스마트 디지털 미디어 이용 권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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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ㆍ동영상 중독 특히 경계해야

유아동은 특히 게임과 동영상 중독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아동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67.7%로 나타났고, 가장 많이 즐기는 콘텐츠로는 교육ㆍ학습용 콘텐츠와 게임이 1,2위를 차지했다. 부모들이 유아동 자녀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허가하는 이유로는 '오락ㆍ재미'를 위한다는 점이 1순위로 조사됐다. 특히 게임이나 자극적인 동영상은 아이들에게 강력한 자극을 줘 신체적 부작용과 더불어 사회화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유우경 한국온라인게임중독예방연구소 소장은 "게임 중독 상담 사례를 살펴보면 게임을 즐겨하는 아이들은 언어와 행동에서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이 도드라지게 나타났다"며 "PC방에 가보면 FPS(1인칭 슈팅게임)을 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특히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기본적으로 화려한 그래픽, 철저한 보상체계 등으로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가득하기 때문에 특히 유아동과 같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은 최대한 게임이나 자극적인 동영상 노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동영상을 오래 보게 되는 것은 특정 콘텐츠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렇게 되면 너무 온라인이나 가상 세계에 익숙해져 오프라인에서 갈등 조절 능력을 배우지 못할 수 있다"며 "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부산 여중생 폭력사건에서 가해자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어쩌면 온라인 중독으로 형성되지 못한 현실에서의 갈등 조절 능력 부재를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톡에서도 상대방이 안보이니깐 때로는 더 가혹한 말이나 표현이 나오는데 만약 직접 눈앞에 있었다면 험한 표현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성인 스마트폰 중독도 아이에게 영향 끼쳐

부모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게 되면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위험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을 보고 유아동이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패턴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스마트폰 노출 실태 및 보호대책'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들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많을수록 자녀들의 이용시간이 많았고 또 자녀의 스마트폰 노출 시기도 빨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부모가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인 경우 유아동ㆍ청소년 자녀도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부모가 위험군일 때 유아동자녀가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23.5%로 일반사용자군인 부모였을 경우의 17.3%보다 더 높았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가 위험군일 때 청소년도 위험군인 비율이 36%로 일반사용자군의 부모의 29.7%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은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국내 전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집에서 아빠나 엄마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당연히 영향을 받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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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스마트기기 과의존과 자녀의 과의존 상관관계 표 (사진=한국정보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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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긍정적 효과는 정말 없나

스마트기기를 교육이나 아이들 인지능력 발달 등에 활용하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학습지 회사에서 태블릿을 활용한 교육을 하거나 스마트교실 등으로 교과서 없는 교실을 만드는 등의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부분에서는 시청각 학습의 극대화로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자극적인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스마트 기기를 최대한 늦게 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우경 소장은 "어떻게 보면 스마트기기로 아이들이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빠른 소통을 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일부이긴 하지만 상담 사례들 중 스마트기기를 본인의 관심사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기로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소장은 "청소년들을 포함해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현실과 가상세계의 구별을 어렵게 해 인지능력이나 사회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도 "어떤 기기를 도입하느냐에따라 다르겠지만 태블릿PC등이 설치된 스마트스쿨 설치에는 비용도 1억이 들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교사들도 현장에서는 갈팡질팡하고 더 업무부담이 늘어난다"며 "학습지에서도 태블릿 활용이 시도되는데 부모들이 매우 싫어한다는 현장의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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