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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공원 산책로에 맹견 풀어 부부 덮치게 한 견주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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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산책로에 훈련을 시키겠다며 맹견들을 풀어놔 산책중이던 40대 부부를 물어뜯게 방치한 개주인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과실치상의 경우 대개 불구속수사를 진행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의 부상 정도가 심한 데다 견주의 안이한 생각이 불러온 과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전북 고창경찰서는 중과실 치상 등 혐의로 견주 강모(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20분쯤 고창읍 고인돌박물관 산책로에 자신이 기르던 맹견 4마리를 풀어 산책 중이던 고모(46)씨와 부인 이모(45)씨의 엉덩이와 오른팔 등을 각각 2군데, 7군데 물어뜯게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강씨는 사고 현장에서 3㎞ 가량 떨어진 집에서 생후 3년 된 맹견 4마리를 차량에 싣고 와 자유롭게 공원 산책로를 배회하도록 풀어놨다. 오는 겨울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 사냥에 데리고 가기 위해 훈련을 시킨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는 사냥훈련 기술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막연히 개들의 목줄을 푼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의 몸이 된 개들은 갑자기 고씨 부부를 덮쳐 온 몸을 물어뜯었고, 가까스로 개들에게서 벗어난 고씨가 사력을 다해 부인에게서 개들을 가까스로 떼어내 목숨을 건졌다.

강씨는 또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며 산책 중인 부부를 물어뜯어 큰 상처를 입혔는데도 사고 현장으로부터 200m 남짓 떨어진 공원에 머물며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그는 평소 개들을 철제 우리에 가둬 키웠을 뿐 외출시 사용하는 입마개 등 안전장구는 아예 구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경찰에서 “전에도 개들을 데려가 운동을 시킨 적이 있다”며 “이날도 늦은 밤이라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개들을 풀어놨는데 갑자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맹견 관리를 소홀히 하고 개에 물린 부부에 대해 사후 구호조치를 적극 하지 않은 과실이 크다”며 “특히 피해 부부가 큰 상처를 입어 향후 몇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고창=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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