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정부-사립유치원, 집단휴업 강행 놓고 첨예한 대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18일과 25~29일 집단휴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와 한유총이 집단휴업 강행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한유총이 정부와 막판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휴업을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교육부는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이 집단휴업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해 긴급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이번 휴업을 전면 불법으로 규정했다. 한유총이 집단휴업을 강행하면 정원감축, 원아 모집정지, 차등적 재정지원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학부모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공립유치원과 초등돌봄 교실 등을 개방해 임시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대안도 내놨다.

이날 오후 3시까지 한유총측은 집단휴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이날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사립유치원 4245곳 가운데 휴업참여 의사를 밝힌 유치원은 약 2500곳(58%)이다. 반면 서울 지역은 사립유치원 671곳 가운데 휴업 의사를 밝힌 곳은 32곳, 참여하지 않는 곳은 218곳이다. 나머지 421곳은 휴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거나 계획을 밝히지 않아 유동적인 상황이다.

여론은 사립유치원 휴업에 대해 부정적이다. "아이를 볼모로 밥그릇 싸움을 한다" "아이를 돈으로 본다" 등 학부모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수많은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립유치원 휴업 반대 청원엔 약 1만명이 서명했다.

사립유치원들 사이에서도 휴업에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다. 또 다른 사립유치원 단체인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련)는 한유총의 집단휴원 방침에 반대했다. 한유총 소속 유치원은 약 3500곳, 전사련 소속은 약 1200곳이다. 약 500곳은 양 단체에 중복가입돼 있다. 전사련은 "집단휴업을 예고해 유치원을 떠나서는 교육과 돌봄을 해결할 수 없는 아이들과 학부모를 벼랑 끝에 내몬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행동에 좌절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우리는 휴업 없이 정상수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이 불리한데다 정부가 강경대응을 천명하면서 일각에선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집단휴업을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한유총측의 재정지원 확대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양측간 일촉즉발 충돌상황이 막판 극적 해결될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한유총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현재로서는 입장변화가 없다"고 못박았다.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학부모에게 학생 1인당 20만원을 추가 지원하고, 국·공립 유치원을 2022년까지 40%수준으로 늘린다는 공약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