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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증가하는 女소방공무원…화재현장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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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과 행정에 77% 쏠려…화재현장 인명구조 담당자는 '0명']

머니투데이

경기도 용인시 경기도소방학교에서 실시된 2017년 경기재난안전본부 제65기 신입교육과정 훈련에서 교육생들이 소방훈련을 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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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여성 소방공무원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방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양성 평등과 여성 인력 활용이라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조 및 구급 등 현장활동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해 여성 인력이 늘어나는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소방공무원 4만5190명 가운데 여성은 3273명으로 약 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2년 2425명(6.27%), 2013년 2593명(6.56%), 2014년 2763명(6.84%), 2015년 3122명(7.73%), 2016년 3163명(7.14%)으로 최근 5년간 증가추세다.

소방청은 여성 공무원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임무 배치를 권장하고 있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성 소방공무원을 현장보다는 행정직(내근)이나 구급분야로 배치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소방공무원의 직무별 분포현황(올해 6월 기준)을 보면 구급 1584명, 행정 954명, 화재진압 488명, 상황관리 238명, 화재조사 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소방공무원의 77%가 구급과 행정에 쏠려 있는 셈이다.

반면 불이 났을때 화재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가 부상자를 데리고 나와야 하는 구조업무에 종사하는 여성 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화재진압은 그나마 건물 밖에서 할 수 있지만, 부상자를 들거나 업고 순식간에 현장을 벗어나야 하는 구조업무는 신체적 특성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구급분야도 폭발사고 등 끔찍한 사고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상황관리실만 하더라도 모니터, 계기판 등 전자장비로 가득차 임산부 공무원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행정직으로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현장활동 인력(화재진압, 구조, 구급)이 턱 없이 부족하는 점이다.

소방기관별 근무요원의 배치 기준에 따르면 소방청이 요구하는 현장활동 인력은 최소 5만 1714명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전국 소방공무원 전체 정원은 4만 4293명으로 현장활동 인력은 3만 2460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소 기준 대비 1만 9254명이 부족한 수치다.

특히 신도시 개발 등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통적 역할인 화재 진압보다 인명구조와 구급활동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연간 소방인력의 출동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56만 5753건을 기록했던 인명구조 출동 건수는 지난해 75만 6987건을 기록했다. 4년 새 20만건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구급활동 출동도 2012년 215만 6548건에서 지난해 267만 7749건으로 52만여건 증가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여성 할당제가 아닌 지자체별 공개 경쟁채용으로 선발하고 추후 업무분야를 배치하는 시스템이라 여성 공무원이 증가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 "다만 그만큼 현장에서 뛸 수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라 난감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을 통해 올해 하반기 소방관 15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현장에 투입될 인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현장활동 인력을 별도로 채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채용 단계에서 현장활동 직렬을 구분해 별도로 채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현장활동에 필요한 신체능력의 요구수준을 좀 더 강화해 충분히 준비가 된 사람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미호 기자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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