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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선거 없이' 첫 여성 대통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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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경험했다"…흙수저 출신 대통령

소수민족 배려 헌법 '무혈입성'…비판여론도

뉴스1

싱가포르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된 할리마 야콥 후보(오른쪽)와 그의 남편 모함마드 압둘라(왼쪽).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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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싱가포르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13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 등이 보도했다.

싱가포르 제 8대 대통령 할리마 야콥(63) 후보는 소수민족 말레이계 출신으로, 어린 시절 학교를 마친 뒤 홀어머니를 도와 청소·세차 등 궂은 일을 하며 살아온 '흙수저' 출신 정치인이다.

할리마 후보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나는 빈곤을 직접 경험했다"며 "당신이 매일매일 살기 위해 투쟁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붙잡고 싸울 때 가난은 힘을 잃어 간다" 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은 할리마 후보는 법학을 전공하고 노동법 전문가로 활동하다 2001년 인민행동당(PAP) 소속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0년 뒤 싱가포르 공동체 발전·청소년·체육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13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국회의장을 지냈다. 할리마 후보는 정계에서도 꾸준히 여성과 노인, 아동 등 약자의 인권 향상을 역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의미로 행정부 수반인 총리만이 실질적 통치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1991년 헌법개정으로 대통령에게도 일부 권한이 주어졌다.

대통령은 대법원장·대법원 판사·검찰총장·군 참모총장 등 일부 공직자 임명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제한된 범위 내에서 내각 견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할리마 후보는 헌법 개정으로 새롭게 추가된 규칙 덕에 '투표 없이' 대통령이 돼 일각에서 정당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계(74%)와 인도계(9%), 말레이계(13%)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싱가포르는 한 인종의 대통령직 독점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헌법을 개정했다. 그 결과 이번 대선에서는 앞서 5대 동안 대통령을 내지 못한 말레이계에서만 단독으로 대통령 입후보가 가능했다.

새로운 규칙으로 할리마 후보와 함께 입후보하려던 4명의 후보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할리마 후보는 투표 없이 대통령직에 무혈 입성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새로운 규칙을 악용해 입맛에 맞지 않는 후보의 출마를 막을 수 있다"며 이같은 규칙이 부당하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정부 당국은 상대적으로 차별 당해온 소수민족을 대통령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이같은 조처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할리마 후보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나는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라며 "선거는 없었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내 공약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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