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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카탈루냐 독립투표에 온 유럽이 집중하는 이유는?…'분리독립 도미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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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년간 지속된 카탈루냐 독립운동
전 유럽에서 독립 외치는 주요지역만 15곳
카탈루냐 독립 시엔 도미노처럼 주민투표 시작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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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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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문제를 놓고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다는 소식에 전 유럽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0월1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강행하려는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성공할 경우, 전 유럽의 분리독립 분쟁지역들이 도미노처럼 주민투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 각국이 긴장된 상황에서 사태추이를 보고 있다.

EFE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페인 검찰은 12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지방에 배치된 국립경찰과 자치경찰에 오는 10월1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강행 준비 중인 주민투표에 쓰일 투표함과 투표 전단, 개표요원 매뉴얼 등을 발견하는 대로 모두 압수하라고 지시했다. 스페인 검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카탈루냐 지방정부와 그 공무원, 또는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개인이 위법한 일을 저지르는 것을 차단하고자 경찰에 주민투표 관련 자료와 물품의 일체 압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강력하게 독립을 요구 중인 카탈루냐 지방정부 측은 감옥에 가는 한이 있어도 투표한다며 맞서고 있는 중이다.

사실 유럽에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운동 이슈는 매우 오래된 문제다. 카탈루냐를 중심으로 스페인 동북부 일대에 사는 바스크족(Basques)들은 서기 8세기부터 분리독립운동을 지속해왔으며 스페인과 문화, 역사, 언어가 전혀 다른 특성에 따라 줄기차게 독립을 요구해왔다. 반대로 스페인 입장에서 카탈루냐의 독립은 절대로 막아야할 상황이다. 카탈루냐 지역은 스페인 국내 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곳이자 인구의 16%가 사는 거점지대라 분리될 경우 스페인의 국력이 그만큼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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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동북부에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 상단 지도에서 붉은 색으로 표시된 지역이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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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바스크족들이 살던 이 지역은 서기 476년, 서로마제국 붕괴 이후 서고트족의 지배를 받았으며 8세기엔 서고트족으로부터 독립하고자 군사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바스크족의 반란을 진압하러 서고트 정예병력이 스페인의 주요 거점도시를 비운 사이에 이슬람군대가 쳐들어와 스페인을 정복, 700년에 걸친 이슬람 지배를 받기도 했다.

중세시대에 와서는 1137년, 아라곤 왕국이 이 지역에 건설돼 공업과 무역으로 번영을 누리기도 했으나 1469년, 오늘날 스페인의 전신인 카스티야왕국의 이사벨라 여왕과 아라곤왕국의 페르난도 국왕이 결혼해 통합 스페인왕국이 탄생하면서 스페인의 지배가 시작됐다. 당시 스페인 왕국은 유럽 전통의 결혼을 통한 '동군연합(同君聯合)'원칙에 따라 양쪽 내각 수뇌부를 통폐합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긴 했으나 아라곤 왕국보다 훨씬 컸던 카스티야왕국이 사실상 아라곤왕국 내각을 흡수해버리는 형태가 됐다. 이후 카탈루냐 사람들은 다시 독립을 원하게 됐다.

1714년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에서 다시 독립을 위한 무력전이 시작됐으나 여기서 패배한 카탈루냐는 자치권이 크게 약화됐다. 이후 1936년 스페인 내전 후 정권을 잡았던 프랑코 총통은 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상당기간 억압했다. 이에따라 카탈루냐의 독립요구는 21세기 들어 더욱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주민투표 움직임도 수차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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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에서 분리독립을 원하는 주요 지역들. 1번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2번 스페인 카탈루냐, 3번 스페인 바스크, 4번 벨기에 플랑드르, 5번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6번 프랑스 코르시카, 7번 유고슬라비아 코소보, 8번 영국 웨일즈, 9번 영국 북아일랜드, 10번 독일 바바리아(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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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보면 단순히 스페인 내부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향배는 유럽 전역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 주요 지역에서 분리독립을 외치는 지역들은 10여곳에 이르기 때문이다. 먼저 얼마 전 주민투표가 부결된 스코틀랜드부터 벨기에 플란더스 지방, 카탈루냐와 함께 스페인에서 독립하려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방, 독일 남부 바바리아 지역,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코소보 사태로 유명한 코소보 등 동서 유럽에 걸쳐 분리독립 요구를 줄기차게 외치는 지역만 15곳에 달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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