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美 연준 물갈이 시작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피셔 이사, 트럼프에 사표.. 옐런 의장도 내년 2월 끝나
'친 월가' 사람들로 채울듯


미국의 통화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된다. 재닛 옐런 의장이 내년 2월로 임기를 마감하고,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다음달 사임하는 등 이사회 7석 중 4석이 공석이 되면서 사실상 '오바마의 사람들'은 짐을 싸는 분위기다. 대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 월스트리트'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피셔 부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는 10월 13일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73세의 피셔 부의장은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4년 5월 임기를 시작해 사실상 내년 6월까지 근무해야 임기를 채우게 되는데 중도하차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피셔 부의장은 40여년간 금리정책을 관장해온 전문가로, 지난 1990년대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를 지냈으며, 이후 2013년까지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로 재직할때 박사과정 제자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두기도 했다.

피셔 부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규제를 완화하려는 공화당 측 시도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금융위기로부터) 10년이 지나 모든 이들이 금융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며 "이는 대단히 위험하고, 대단히 근시안적인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FT는 연준 이사회 의석 7석 중 4석이 공석이 된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준의 정책과 방향을 재조명하고, 금융시장에 친화적인 정책 결정자를 배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2월 임기가 종료되는 옐런 의장의 후임자를 찾는 것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을 재임시키지 않기로 확실히 한데다 유력한 후보였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또한 물망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콘 위원장이 지난달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백인우월주의 시위 중에 일어난 유혈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의 '양비론적인' 대응을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연말까지 후보군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