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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혜훈 "대표직 사퇴 고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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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조만간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과 경찰이 이 대표에 대해 별건의 수사에 연달아 착수하면서 공당 대표로서 정치활동을 벌여 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바른정당 내에선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판론이 고개를 드는 등 '포스트 이혜훈' 체제에 대한 물밑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4일 의원총회에서 "당을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 조금만 더 말미를 줬으면 좋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른정당 중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비롯한 유승민계가 정략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의혹에 대한 사실·위법 여부를 떠나서 이 대표가 자리에 남아 있으면 바른정당이 안팎의 악재를 견디기 어렵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새 지도부 구성 방식에 대해서는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주장과 대표 권한대행 체제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비대위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논리와, 취임 70여 일 만에 불미스럽게 사퇴한 이 대표 후임을 조기 전대로 뽑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가 맞선다. 현실적으로는 비대위를 구성하는 안에 무게가 실린다. 당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국민이 인정해 줄 수 있겠느냐"며 "비대위를 장악하기 위한 내부 경쟁이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최대주주 격인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새 리더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다. 내년 지방선거와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들이 더 이상 2선에 머물 게 아니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선 당시 경쟁 후보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점도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판론에 힘을 싣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대표가 한 사업가로부터 현금과 명품가방 등 6000만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진정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사업가 옥 모씨(65)가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을 밝혀 달라며 진정을 제출한 사건을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이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를 통해 기부받은 돈을 선거에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전범주 기자 / 조성호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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