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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배추 6875원, 무 2940원… 치솟는 물가에 추석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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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2.6% 올라 5년4개월만에 상승폭 최대
전월세 등 서비스물가도 ↑ 정부 특별수급대책 마련해
생활물가 조기 안정 추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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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5년4개월여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농사를 망쳐 채소류 및 석유류 가격이 오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전기요금, 수도요금, 전·월세 등도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추석을 앞두고 채소, 과일 등 밥상물가와 서비스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성수품 확대 공급 등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키로 했지만 팍팍한 서민 살림에 도움이 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추석 앞두고 생활물가 고공행진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르며 2012년 4월(2.6%)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6월(1.9%), 7월(2.2%)에 이어 석 달째 달려가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2.0%)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인 이후 2%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체 품목 중 농축수산물이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농축수산물은 지난 7월 8.6% 상승한 데 이어 8월에는 12.2%로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에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물가 가중치가 적은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채소, 신선과일 등이 포함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18.3%가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도 3.7% 올라 2011년 12월(4.4%)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채소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9%나 상승했다. 실제 8월 31일 기준 배추 가격은 포기당 6875원으로, 평년 대비 79.9% 급등했다. 무 가격 역시 개당 2940원으로 54% 상승했다. 수산물과 축산물도 각각 8.6%, 6.0% 상승했다. 오징어가 53.1%, 돼지고기가 12.1%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60%대의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던 계란은 53.3%로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흐름은 이어갔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폭염.폭우 등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랐고 과일값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계란이나 오징어 등 축산물과 수산물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월세와 공공서비스 등이 포함된 서비스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실제 지난해 전기료 인하 기저효과로 도시가스(10.1%), 전기료(8.8%) 등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정부는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4.4분기에는 전기.수도.가스가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2.9%)와 월세(0.1%)를 포함한 집세는 1.6% 확대됐다. 하수도료(12.5%), 외래진료비(2.6%), 입원진료비(1.9%) 등 공공서비스는 0.9%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9.5%), 공동주택관리비(5.7%) 등 개인서비스 분야도 2.3%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기상 호전 등 채소류 수급여건 개선, 전기요금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면서도 "태풍 등 기상재해, 국제유가 변동 등 불안요인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 급등에 대응해 성수품 확대 공급방안 및 가격불안 품목에 대한 특별수급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활물가 조기 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가격 강세를 보이는 채소류를 중심으로 출하조절 및 생육관리 등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물가전망치 상향되나

한편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상승흐름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도 연간 물가 전망치(1.9%)를 2%대로 상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7~8월 평균 물가상승률이 2.4%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3.4분기 전체 물가 상승률도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8월 중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도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2.6%를 기록했다.

KB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농산물 및 석유류 등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가운데 10월 초 추석에 따른 계절적 요인은 9월 소비자물가와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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