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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허리케인 하비 약화에 미 정부 피해복구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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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초대형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 일대를 강타하고 빠져나간 뒤 미 정부가 본격적인 피해 복구 준비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9억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 수재민을 돕는데 사비 100만달러를 내놓을 예정이다.

8월 31일(현지시간) 더힐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로 인한 피해 복구 및 수재민 지원을 위해 우선 59억달러의 긴급예산을 의회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백악관은 공화당 주요 인사들과 추가 증액 예산안 규모 등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톰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도 이날 "현 시점에서 약 10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 같다"며 "정부는 의회에 추가적인 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이르면 1일 의회에 긴급 예산을 정식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는 여름 휴회기를 끝내고 내주 개회하게 되면 하비 피해 복구를 긴급 의제로 올려 예산안 편성 표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사비 100만달러를 수재민 지원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노력에 동참하고 싶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100만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어느 기관에 후원을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텍사스주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1주일 넘게 연간 총 강수량과 맞먹는 '물폭탄'을 쏟아부은 뒤 텍사스·루이지애나 접경 지역을 거쳐 현재 북동쪽으로 빠져나간 상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8월 30일 기준으로 하비가 열대성저기압으로 약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텍사스 곳곳에 설치된 임시보호소에 총 3만여 명의 주민이 집을 떠나 대피해 있는 상태이며 최소 38명이 숨지고 약 50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 집계도 계속 늘고 있다.

한편 하비가 미 에너지 산업의 중심인 걸프만을 강타하면서 미 에너지 기반 시설 3분의 1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미국 휘발유 가격 뿐 아니라 아시아의 부탄, 유럽의 디젤, 남미의 가솔린값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에너지 시장이 파급효과를 느끼고 있다. 이는 글로벌 석유산업에서 미국의 역할이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했을 당시 미국은 하루 평균 80만배럴을 대부분 정유상품 형태로 수출했다. 현재는 하루 평균 600만배럴 이상의 원유와 연료가 미국에서 수출된다. 이는 셰일가스 생산 붐과 원유수출 금지 해제, 정유사들의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에드 모스 씨티그룹 상품 리서치 부문장은 "미국의 전세계 에너지 허브로 떠오르면서 미 걸프만에서 태풍시기가 가져오는 전세계적 의미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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