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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美 역사전쟁…'인종주의' 남부연합 기념물 또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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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서 기념물 끌어내리는 분위기에 '역행'

"기념물, 백인우월주의 아냐" vs. "역사 인정하라"

뉴스1

미국 테네시 주에서 남부연합 기념물 찬반으로 갈린 맞불 집회.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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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에서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남부연합 기념물이 새롭게 건립됐다. 남부연합 역사를 바라보는 미국 내 분열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전날 보수 성향으로 유명한 남부 앨라배마주에서 '앨라배마 남부연합군 무명 용사비'가 건립됐다.

이 비석은 남북전쟁 당시 참전했던 남부연합 용사들을 기리려는 목적에서 세워졌다. 남부연합은 흑인 노예제 유지를 주장했기에 진보 진영에서는 이런 기념물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게다가 지난 11일 발생한 샬러츠빌 사태로 인해 다수의 남부연합 기념물들이 미 전역에서 철거되고 있다. 이 추세에 역행한 비석 건립에 미국 언론들은 관심을 집중했다.

샬러츠빌 사태에 따라 현재까지 미 전역 최소 14곳에서 남부연합 동상들이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연합 기념물이 극우 세력의 상징이 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안전 우려까지 제기되면서다.

하지만 "앨라배마주에선 예외인 모양"이라고 N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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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주 남부연합 기념물 건립을 축하하는 주민들. (출처 : Move_Pencil 트위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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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비석이 설치된 앨라배마 공원에는 참전용사 유가족과 계승자를 자처하는 단체 소속 500여명이 운집했다. 이 공원의 이름은 남부연합 참전군 기념공원. 크렌셔카운티 브랜틀리에 있다.

비석을 가리던 붉은 베일이 벗겨지자 5대의 대포가 축포를 발사했다. 옅은 회색인 직사각형 형태의 이 비석엔 검정 울타리가 둘러져 있으며 다른 기념물 2개 사이에 있다고 지역 매체들은 묘사했다.

비석이 세워진 사유지를 소유한 데이비드 코긴스는 "약간 우려된다"고 밝혔다. 샬러츠빌 사태로부터 불과 15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코긴스는 "우리가 하려는 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의 의도는 선하다. 우리는 인종주의자나 백인우월주의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념물 건립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는 벌써부터 확인된다.

버나드 시멜턴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앨라배마 지회장은 "비극적인 샬러츠빌 사태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이 비석을 공개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서 "이런 기념물에 깃든 역사적 의미와 의도, 노골적인 무례함은 (남부연합에 연관된) 부정적 역사와 기억에 불을 지핀다"고 비난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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