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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카트리나 전철 안돼"…트럼프 '하비' 대처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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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 악몽 재현 우려…재난관리청 '비상'

트럼프에겐 '인종주의' 논란 돌파구 될수도

뉴스1

미 텍사스 휴스턴 주민 나오미 코토는 27일 자신의 반려견 심바를 데리고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지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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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미국 텍사스를 직격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2005년 18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악몽을 소환한다.

시간당 최고 130마일의 속도를 기록하며 25일 미국에 상륙한 '하비'는 3등급이던 카트리나보다도 위력이 센 4등급 허리케인이었다. 현재는 '열대성 폭풍'(tropical storm) 등급으로 위세가 약화했지만 폭우가 지속되면서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하비 피해로 텍사스주(州)에서 5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구조된 인원은 1000명가량이다.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지난 48시간 동안 30인치(76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기상청은 27일 밝혔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7일 주정부 및 연방 구조대원 수천명이 텍사스 일대에 파견됐으며 구조 작전에 헬기 20대·보트 60대·보트 외 수상 운송 기구 등이 투입됐다고 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날 남동부 텍사스에서 구조대원 400명이 이미 활동하고 있고 추가 500명이 27일 오후 투입된다고 발표했다.

하비는 2005년 10월 초강력 허리케인 '윌마' 후 미국 본토에 상륙한 카테고리 3등급 이상의 허리케인이다. 그해 미국은 8월 남동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이미 처참한 폭풍 피해를 입었었다.

카트리나가 강타한 뒤 1800명이 목숨을 잃었고 1510억 달러(169조 898억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FEMA의 늑장 대응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통치력에 대한 질타가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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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초강력 태풍 허리케인이 강타한 텍사스 휴스턴 일대에 자동차가 물에 잠긴 상태로 고립됐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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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 상원은 카트리나 피해에서 확인된 FEMA 부실 운영을 바로잡기 위한 법안을 승인했다. 이후 재난 피해가 감지된 지역에 FEMA가 미리 지원팀을 파견하는 것이 의무화했다.

그러나 60개가 넘는 연방 기관이 뛰어들었음에도 2012년에 닥친 허리케인 '샌디' 피해에 또다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FEMA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샌디가 휩쓸고 간 뉴욕과 뉴저지주에선 FEMA가 민간 전력회사 등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지지부진해 수주간 정전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트럼프, 인종주의 논란 '하비'로 돌파할까

하비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 발생한 재난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난 대응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N은 이번 '하비'사태는 이달 초 백인우월주의 시위 일명 '샬러츠빌 사태' 후 트럼프 대통령에 쏟아지는 비판적 여론을 환기할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와 이들에 대한 맞불 시위로 빚어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혼란에 "양쪽 모두 잘못"이란 입장을 내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매체는 "폭풍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력은 워싱턴 정가와 전국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면서 하비 사태는 인종 갈등으로 양분된 사회를 통합하는 국면 전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허리케인 하비 사태에 긴밀한 대응을 촉구하고 카트리나 대응에 실패한 부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메시지를 크고 분명히 들었다. 현장에는 굉장한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은 하비가 오기 오래 전에 이미 현장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순조롭다!"고 했다.

이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텍사스에 방문한다고 밝혔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하비 피해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제로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백악관은 지난 3월 상원에 제출한2018년 회계연도 연방예산안에서 FEMA 예산을 3억 6100만 달러(4043억원)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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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주민이 자전거를 들고 물살을 헤치며 이동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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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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