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플로리다서 약물 주입해 사형
사용 전례 없는 약물 사용돼
"극심한 고통 속에 사망" 논란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교정 당국은 1987년 잭슨빌에서 흑인 남성과 히스패닉계 남성 각 1명을 살해한 백인우월주의 갱단 조직원 마크 어세이(53)를 이날 사형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에서 18개월 만에 집행된 사형이다.
사형이 집행된 마크 어세이. [AP=연합뉴스] |
먼저 인종에 따른 사법 당국의 편파성이다. 미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어세이는 흑인을 살해한 백인으로는 처음 플로리다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반면 백인을 살해한 흑인에 대해선 최소 18번 사형 집행이 이뤄졌다. 플로리다주는 1976년 사형제도를 부활시켰으며 지금까지 92건을 집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플로리다만의 현상이 아니다”라며 “미 전역에서 1976년 이후 흑인을 살해한 백인 20명이 사형된 데 반해, 백인을 살해한 흑인은 288명이 사형 집행됐다”고 전했다.
사형 집행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3가지 약물을 혼합한 이른바 ‘칵테일 주사’를 사용했는데, 이 중 사용 전례가 없는 마취제 에토미데이트가 포함된 것이다.
WP에 따르면 어세이는 에토미데이트로 마취된 뒤, 두 번 째 약제인 로쿠로늄브롬마이드로 온몸이 마비됐다. 마지막으로 포타슘 아세테이트로 심정지에 이르렀다. 포타슘 아세테이트 역시 2015년 오클라호마주에서 실수로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형 집행에 쓰인 적 없는 약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퀜틴 주교도소에서 약물을 주입해 사형을 집행하는 방. [사진=위키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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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이 약물을 사용함에 따라 어세이가 끔찍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행 과정 중 의식이 유지되면서 심장이 멈추는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이란 얘기다.
앞서 어세이 측 의료진도 “약물로 인해 고통받은 환자 사례가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법원은 이달 초 “어세이는 보통 수준의 고통을 느낄 가능성이 조금 있다”며 집행을 강행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며 미국은 전기의자나 총살보다는 인도적인 방법이라고 판단, 1977년부터 약물주입을 통해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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