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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종갈등 조장하더니… ‘통합’ 외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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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행보 논란 / 지지층 집회선 백인우월 두둔 발언 / 다음날 연설선 “피부색 차별 안돼” 이중 언행에 NYT “다중인격자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국민 통합과 단합을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례총회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공통의 가치에 따라 단합을 추구할 때”라며 “우리는 같은 조국과 하나의 깃발 아래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피부색이나, 급여명세서 혹은 지지하는 정당에 따른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인간애, 시민권, 사랑에 따라 정의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 내용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차이가 난다. 당장 전날인 2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집회에서 그는 인종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연설을 했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시위와 관련,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행태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는 또한 남부연합 동상이 잇따라 철거되고 있는 현상도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불과 수십시간 만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은 ‘다중인격자’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흘 내내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21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언급하며 최고통수권자의 모습을 보였다가 22일에는 분열적 행동을 드러냈으며, 하루 뒤엔 다시 통합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CNN방송도 분열적 발언으로 가득 찼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24시간 뒤에는 화해적 언어로 채워졌다고 평가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이 무엇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골수 지지층의 기대와 언론 등의 비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된 메시지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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