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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트럼프 첫 사면 대상, 인종차별주의자 되나…'인종차별 악명' 전직 경찰관에 "안심하라" 사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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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인종차별 옹호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엔 인종차별적 불심검문으로 악명 높은 거물급 경찰 출신 인사에게 "예상해보건데, 그는 괜찮을 것"이라며 사면 가능성을 시사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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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폭력사태의 원인으로 지목 받는 백인우월주의를 반대하는 집회(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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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주의 마리코파 카운티 경찰국장을 지낸 조지프 아르페이오에 대해 "내가 예상을 해보겠다. 내 생각에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페이오는 인종차별 문제가 제기된 '인종 프로파일링(피부색·인종에 기반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기법)을 동원해 히스패닉계 불법체류자들을 다수 체포·구금시켜 문제가 됐다. 또, 범죄 혐의점이 없는 불법체류 이민자들에 대한 구금에 재동을 건 연방지방법원의 명령에 불응하고, 자의적으로 이민법을 해석해 이들의 구금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수천명의 집회 참석자를 향해 "여기에 있는 여러분들은 보안관 조(조지프 아르페이오)를 좋아하느냐"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조를 사면하라"고 외쳤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자신의 직무 때문에 기소됐는가"라며 "그렇지 않다. 그는 히스패닉계에 대한 차별을 하지 말라는 법원의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페이오가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그를 옹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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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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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늘 밤에는 사면하지 않겠다.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보안관 조는 안심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그에 대한 사면을 선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르페이오의 사면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아직 단 한 차례의 사면권도 행사한 바 없고, 아르페이오 이외의 인물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시사한 바 없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사면권 행사 대상이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내 인종갈등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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