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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트럼프, ‘내 갈길 간다’…공화 지도부와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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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피닉스 집회에서 언론·공화당 의원 비난

‘멕시코 장벽 건설 위해 정부 폐쇄 불사’

반트럼프 공화당 의원 상대 낙선 위협도

공화당 주류, ‘의원 낙선시키면 탄핵의 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등 안팎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며 공세에 나섰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세력의 난동으로 벌어진 샬러츠빌 사태 이후 처음으로 2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연 지지자 집회에서 언론과 공화당 의원들을 격렬히 비난했다.

트럼프는 연설 초반엔 극우세력의 난동을 비난했으나, 논란을 부른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샬러츠빌 사태에 대해 극우세력과 반극우 시위대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해, 격렬한 비판을 부르면서 정치적 위기에 빠져 있다. 트럼프는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은 미국의 핵심을 때렸다”며, 폭력을 휘두른 이들을 “폭력배”라고 비난했다. 또 신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곧 카메라기자들을 가리키며 “진짜 부정직한 인간들”이라고 비난하면서 언론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그는 “언론에 있는 진짜로 부정직한 인간들과 가짜 뉴스”들이 “우리의 역사와 유산들을 빼앗아가려 한다”고 했다. 샬러츠빌 사태의 소재가 된,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를 옹호하는 언론을 비난한 것이다.

이어 이민 문제를 놓고 공화당 의원들을 위협했다. 멕시코 국경 장벽에 대한 반대로 “미국 전체의 안전이 위기에 처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을 싸잡아 공격했다. 그는 “멕시코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서라면 연방정부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에게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아무도 나에게 국경이나 범죄에 나약한 상원의원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해,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애리조나)을 겨냥했다. 트럼프의 장벽 공약과 이민 정책에 비판적인 플레이크 의원은 현재 당내 예비선거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받는 켈리 워드의 도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한지를 두고 점점 회의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지킬 수 있을지 회의를 표명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달 들어 트위터에서 몇차례나 매코널을 비난했고, 이는 매코널이 전화통화에서 트럼프와 욕설을 퍼붓는 싸움으로 발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화당 지도부와 주류 의원들은 트럼프가 의원직을 위협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 애리조나와 앨라배마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트럼프는 주류의 지지를 받는 현직 의원 등을 공격하며 자신을 따르는 후보들을 밀고 있다. 또 오바마케어 폐지에 소극적인 상원의원들에게 지역구 예산을 몰수하겠다는 협박도 해왔다. 트럼프에게 자문을 해온 공화당의 전략통 로저 스톤은 플레이크 등 한두 명을 낙선시켜 본때를 보이자고 촉구하고 있다.

매코널의 전 비서실장 빌리 파이퍼는 “트럼프가 탄핵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플레이크 등을 낙선시켜 민주당을 상원 다수당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공화당 주류의 견해를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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