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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치명적 뇌출혈, 나노기술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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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질환은 국내에서 단일 질환으론 심장질환에 이어 제2의 사망 원인이며,후유장애가 가장 큰 질환군이다.

뇌출혈은 뇌혈관질환의 대표적인 형태(국내 뇌혈관질환의 30%)로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져 발생한다. 두통과 의식저하, 반신마비, 발작 등을 동반한다. 문제는 혈압을 조절하는 내과적 치료 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이처럼 뚜렷한 뇌출혈 치료법이 없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 연구팀이 세리아 나노입자를 주입해 염증억제 및 세포보호 효과로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을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이 뇌부종 및 그에 따른 뇌손상을 일으키고, 이 뇌부종과 뇌손상이 뇌출혈의 사망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즉,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면 뇌출혈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하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치료물질로 택했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세리아 나노입자를 뇌출혈 환경이 조성된 세포에 적용한 결과, 염증억제 및 세포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뇌출혈 동물모델(생쥐) 정맥주입 결과에서도 세리아 나노입자를 주입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대조군)에 비해 뇌출혈 병변 주변의 대식세포(뇌출혈 후 염증반응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가 감소했으며, 염증반응시 발현되는 단백질 역시 줄었다. 염증반응이 줄면서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도 대조군에 비해 현저히 감소(68.4%)했다.

이승훈 교수는 "뇌출혈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있었고, 치료제 개발 역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뤄졌으나 현재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뇌출혈 후 뇌손상의 주요 병태생리를 파악해 그에 적합한 나노기술을 도입, '뇌출혈의 의학적 치료공백을 나노기술로 극복'한 획기적인 연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동물실험에 성공한 단계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나노연구'(Nano Research) 8월호에 게재됐다. 국내 특허를 비롯해 국제 PCT(특허협력조약) 출원도 완료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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