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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한중 수교 25주년]인적 교류 가뭄..물밑 접촉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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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연하게 줄어든 한중 인적 교류

25주년 행사도 20주년 행사에 비해 대폭 축소

"감정 남은 상태..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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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지난 1992년 8월 수교 이후 25년 만에 한국과 중국에 가장 높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지만 양국 모두 이를 풀어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냉전 직후에도 비밀리 접촉을 거쳐 수교를 이뤄냈던 양국이기에 이 같은 인적 교류의 부재는 경색 국면을 더욱 길게 끌고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4일 개최될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는 양국이 공동기념행사 대신 각자 행사를 준비했다. 이마저도 양국 외교부 수장들의 외면을 받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대사관 측의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 대신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른다. ‘중국’보다 ‘러시아’를 택한 강 장관의 행보에서 냉각된 한중 관계의 단면이 엿보인다. 이 행사에는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한다.

중국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주중 한국대사관의 기념행사에도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는 이 행사에 참석할 중국 측 고위 인사마저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5년 전 20주년 기념행사 때는 한중 외교장관이 각각 상대국 기념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외교부 수장 뿐만 아니었다.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 등 중국 정계 고위층이 대거 참석했다. 5년 만에 사드 배치라는 미중 간 갈등이 한중 관계 역시 크게 후퇴시켜 놓은 셈이다.

양국 정부 공동간의 노력도 크게 줄었다. 양국 정부가 지난 17일 공동으로 주최한 한중 공공외교포럼은 사드가 문제로 떠오른 이후 사실상 정부 차원의 유일한 외교 교류의 장으로 남았다. 이마저도 공공외교분야 협력 촉진을 위한 목적이 더 큰 행사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1983년 중국 민항기의 한국 불시착 사건으로 첫 교류를 시작해 10여년간 비밀리에 수교에까지 이르는 만남을 가져왔다. 1983년 8월 중국 민항기가 한국의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할 수 있게 됐고 이후 1990년까지 체육·관광·친척 방문 등으로 교류를 이어왔다. 이 같은 점진적 교류가 결국 1992년 수교를 이끌어내는 주춧돌이 됐다.

수교 이후에도 양국의 우애를 다지는 정치 지도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1992년 9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방중해 양상쿤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2년 뒤인 94년 김영삼 대통령이 방중으로 장쩌민 국가주석을 만났고 이듬해 장쩌민 주석이 중국 원수로는 처음으로 방한했다.

그러나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양국은 소통 강화보다는 기존의 소통 경로로 제한하면서 국가의 대립이 민간의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방미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을 거쳐 세 번째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했다. 중국이 한국 관광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자 국내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현상을 반기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국 관계의 확연한 퇴보다.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소장은 “한중 관계는 당장 풀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조금 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북한과 미국의 빅딜이 이뤄지면 보다 빠르게 경색 국면이 풀릴 수도 있다. 이 때를 대비해서 북한은 물론, 중국과도 물밑 접촉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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