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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Health] 극심한 윗배 통증…위염·위궤양? 급성담낭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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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A씨(56·여)는 수년간 상복부에 불편감을 느껴 동네 병원에서 위내시경과 혈액검사 등을 받았고, 위염으로 진단받아 약을 복용해왔다. 최근 몸매 관리를 위해 식이 조절을 해왔던 A씨는 어느 날 위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단순 위염이라 생각했지만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2㎝ 크기의 담낭담석과 급성담낭염을 진단받았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했고 수술 소견에서 담낭벽이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염증으로 돌덩어리처럼 딱딱하게 두꺼워져 어렵게 수술이 진행됐다.

같은 복부 통증이라도 급성충수염(맹장염), 위궤양, 위염, 담낭염, 췌장염, 요로결석 등 그 원인 질병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윗배에 발생하는 통증은 위 문제로 착각해 위궤양,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담석으로 인한 급성담낭염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여름철 다이어트를 위한 무리한 단식과 체중 감량도 담낭염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성담낭염 환자는 지난 7년 사이에 약 40% 가까이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담낭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1만7882명에서 지난해 2만4686명으로 7년 새 38%나 증가했다.

담낭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90% 이상은 담석에 의해 발생한다. 담석증 증가는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담석은 쓸개(담낭)에 생긴 결석(돌)을 말하며 담석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담석은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비만이나 콜레스테롤 위주 식사, 그리고 약물에 의해 콜레스테롤 분비가 증가할 때 발생한다. 이 밖에도 급격한 체중 감소, 금식이나 장기간 정맥주사 및 임신으로 인한 담낭운동 저하 등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색소성 담석은 용혈성 질환에서 색소성 담석의 주성분인 빌리루빈이 증가하거나 간경화, 담즙 정체 및 담도 감염으로 생긴다.

담석은 담석이 있는 위치에 따라 담낭 담석과 담도 담석으로 구분된다. 보통 담낭의 담석은 70~80%가 무증상이지만 증상이 있는 경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우측 위 복부 및 명치 통증이다. 소화 불량, 식욕 부진, 오심, 구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주선형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도 담석증과 급성담낭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장기간 금식,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 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담석증에 걸릴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급성담낭염은 윗배가 아픈 것이 특징이어서 위(胃) 문제로 착각하기 쉽다. 담남염의 급작스러운 통증도 급체했을 때 통증과 비슷하다.

급성담낭염은 담석이 주요 원인으로 담석이 움직이면서 담낭관을 막아(담낭관 폐쇄) 담낭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통증은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까지 지속되고 증상이 빠르게 심해지기도 한다. 이때에는 병원에서 바로 혈액검사와 영상의학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급성담낭염은 금식과 항생제, 진통제 등 약물치료로 약 75%는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천공, 담낭농양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1년 이내 재발률이 25%에 달하므로 가장 좋은 치료는 초기에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많은 환자가 장기 절제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데, 담낭은 절제해도 문제가 없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담낭이 없으면 담즙은 저장되는 대신 담관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내려간다. 담낭에 저장된 담즙이 없어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만으로도 소화시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담낭 절제 후 약 1%가 무르고 잦은 배변 증상을 호소하지만 보통 일시적인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

담낭 질환이 원인인 담낭절제술은 2014년 5만9819건에서 지난해 6만8279건으로 증가했다. 담낭 절제는 주로 복강경으로 진행되며 수술 후 1~2일이면 퇴원하고, 정상적인 활동도 가능하다. 만약 담낭에 심한 염증이나 이전에 받았던 수술로 인한 복강 내 유착이 있으면 개복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복수술은 2~15% 정도에 해당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5%에서 개복수술이 진행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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