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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 언급 계기로 본 3야의 연대ㆍ통합 '딴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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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국민의당 대표 후보=“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만일 된다면 서울시장 후보를 당 대표로 갖고 나가느냐. 아니면 사퇴하고 나가느냐.”

▶안 후보=“그런 상황이 되면 사퇴하고 나가야죠. 그걸 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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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철수 국민의당 당 대표 후보가 20일 오후 전북 전주로니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북도당 당원 연수'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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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의도에서는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 3자를 둘러싼 연대ㆍ통합론의 시나리오가 무성한 상태다. 시나리오의 기본 줄기는 바른정당을 가운데 두고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끌어당기는 ‘삼각관계’다. 하지만 구애의 손짓을 보내는 쪽이나 구애를 받는 쪽이나 사정이 간단치 않다. 이들이 꾸는 ‘동상삼몽(同床三夢)’을 정리해봤다.

①연대는 OK, 통합은 NO 하는 安=국민의당 내에서 안철수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은 연대설에 힘을 싣고 있다. 핵심 기반인 호남권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이 점점 버거워지는 상황에서 다른 세력과의 연대가 필수라는 인식 때문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반공의 아이콘 처칠은 히틀러와 싸우기 위해 공산주의 왕 스탈린과 손을 잡았다”며 “DJ도 승리를 위해 소수 영남세력에 큰 양보도 했고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공동정권을 수립했지만, 정체성을 지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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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대표. [연합뉴스]


하지만 연대론을 두고도 이견이 존재한다. 안 후보는 일단 선거연대에는 선을 긋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찬성한다”면서도 당대당 통합이나 선거연대에 대해선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이언주 후보 등은 적극적인 선거연대까지 주장하고 있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비안철수 측은 바른정당과의 연대 자체를 반대한다. ‘바른정당 연대=탈호남’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권을 놓고 경쟁 중인 천정배 후보는 19일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패망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14일 “바른정당보다 민주당에 더 가깝기 때문에 그 쪽으로 가는 게 더 공통분모가 많다”며 선을 그었다.

②바른정당과 통합 꿈꾸는 洪=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통합론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홍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역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바른정당과) 지방선거 전후 해서 흡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배가 난파될까봐 구명정을 타고 나간 사람들이 태풍이 오거나 비바람이 세게 불면 살 수가 있겠냐”며 ) “바른정당 의원들은 괘씸하지만 버려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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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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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대구를 시작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주장을 멈추지 않는 것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하면 127석으로 원내 1당에 복귀하면서 이회창 전 총재나 박근혜 전 대표 시절의 강력한 대여투쟁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원내 1당은 120석의 민주당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같은 홍 대표의 구상에는 적지 않은 고비가 예상된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9ㆍ20대 국회는 모두 친박이 주류가 되어 공천한 만큼 범친박이 다수다.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때문에 혁신위원회를 앞세우는 방식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③계산 복잡한 바른정당=가장 복잡한 것은 바른정당이다. 이혜훈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은 ‘독자생존’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이미 두 갈래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연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한다. 연대 등을 통해 지방선거까지 버티면 결국 인물론에서 앞서는 바른정당의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의 통합론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출당이 아니라 홍 대표가 출당되도 한국당과의 합당은 없다”며 “바른정당은 한국당 해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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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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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합론 쪽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당초 바른정당을 만든 계기가 ‘친박 청산’이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굳이 보수분열을 감수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19일 양측의 ‘러브콜’을 모두 거두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한국당과의 통합은) ‘친박당 시즌2’로, 또다시 국민에게 실망을 줄 순 없다”고 말한 뒤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이념과 정체성 등에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에베레스트 등반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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