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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트럼프, 아프간 추가파병…대북 군사해법도 무게 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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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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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등을 통해 적극적 개입주의로 변모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군 4000명의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언급할지 주목된다. 대외 문제에 개입을 최소화하는 고립주의를 표방해온 트럼프 정부가 이번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미국 대외정책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했던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고문의 경질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향후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는다.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은 특히 대외 군사작전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향후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도발에 맞서 '화염과 분노'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괌 타격 위협에 대응해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에도 일부 고립주의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대외 개입을 주장하는 진영의 의견을 받아들여 시리아에 대한 토마호크 미사일 공습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최근 권력 투쟁의 결과 백악관 주요 의사결정 라인을 군 출신들이 장악하면서 대외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군 출신의 허버트 맥매스터가 현재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맡고 있다. 최근 교체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군 출신이다. 트럼프 정부 국방부 장관도 민간이 군을 지배한다는 전통을 깨고 군 출신의 제임스 매티스 장관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켈리 비서실장과 매티스 장관은 이라크전을 겪은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보를 담당하는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걸프전에 참전한 경력이 있다.

이들 모두 대외적으로 군사 옵션 사용을 강조하는 강경파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백악관을 적극적 개입주의자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군사적 강경 기조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배넌 전 수석고문을 경질한 것과도 미묘하게 맞물린다. 배넌 전 수석고문의 경우 "대북 대응에서 군사 옵션은 한국 내 수천만 명의 피해에 대한 해법이 없어 활용이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언론과 인터뷰했다가 결국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특히 배넌 전 수석고문은 군사 옵션보다는 주한미군 철수 등 여러 카드를 써서 북한과 중국을 설득하는 전략을 선호했던 인물이어서 백악관에서 이런 '협상파'의 목소리가 사라질 경우 군 출신 강경파의 군사 옵션에 대한 선호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견 병력 대부분은 교육·훈련 및 군사 고문 분야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반정부군과 전투하는 수백 명 규모의 특수작전병력(SOF)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전 16년째인 아프가니스탄에는 현재 미군 9800여 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전투 병력은 2000명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힐 새 전략에는 아프가니스탄 반정부 세력인 탈레반 등에 근거지를 제공하는 인접국 파키스탄과의 협조 강화 방안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매티스 장관 등과 함께 아프가니스타 파병 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19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중요한 날을 함께 보냈으며,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포함해 많은 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매티스 장관은 20일 요르단, 터키, 우크라이나 방문을 위해 탑승한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및 남아시아 정책과 관련해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확인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현재 8400명의 미군과 나토군 5000명이 탈레반 등 무장세력과의 싸움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총 2500명의 아프가니스탄 경찰과 군인이 사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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