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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시각장애인에 빛 선사한 삼성전자 사내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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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가상현실(VR) 기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무료로 공개했다. 빛을 지각하지 못하는 이른바 '전맹'을 제외한 1~6급 시각장애인들이 기어VR를 통해 이 앱을 실행하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삼성전자는 20일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를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공개했다"면서 "기어VR와 호환되는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 모델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앱은 기어VR에 장착된 스마트폰 후면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다양한 시각장애 유형에 맞춰 변환 처리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색 밝기, 색 반전, 색상 필터 등 각종 기능을 통해 백내장, 각막 혼탁 등으로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 굴절장애,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들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시야가 줄어들거나 일부가 아예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이미지를 재배치함으로써 비교적 정상적으로 보여준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각장애인 가운데 86%는 빛과 명암을 구분할 수 있고, 전체의 71%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1000만원이 넘는 기존 시각보조 기기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성능은 비슷하지만 스마트폰과 VR 기기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인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LAB)'에 참여한 임직원 3명에 의해 탄생했다. 릴루미노 개발팀은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집에서 TV 시청과 독서를 할 때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개발팀은 앞으로 착용이 간편한 안경 형태 제품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제까지 총 180개 과제를 수행했고 임직원 750명이 참여했다. C랩을 통해 분사(스핀오프·spin-off)한 벤처기업이 2년여 만에 25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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