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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8·2 대책 이후 힘빠진 상계동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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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발표 이후 사람들이 당황스러워 합니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투기과열지구에 투기지역까지 지정돼 웬만한 규제는 다 받게 됐어요."(상계주공5단지 근처 A공인중개업소)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대책인 8·2 대책을 발표한 후 서울 상계동 부동산 시장이 힘이 빠지고 있다. 가격이 저평가된 데다 창동 차량기지 이전·재건축 연한 도래 등 발전 기대감으로 6~7월 가격이 급등했으나 대책 발표 후 급격히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이후 상계동이 포함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떨어졌다. 이번 대책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되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성동구, 양천구 다음으로 많이 하락했다.

대책 발표 직전 3억5800만원에 실거래됐던 상계주공5단지 전용31㎡ 호가는 다시 3억2000만원~3억3000만원선으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실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게 근처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이주 절차에 들어간 상계주공8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금지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근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조합원들이 당혹스러워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계동은 서울 동북권 중심지 중 하나이면서도 시장 관심을 좀처럼 받지 못했다. 1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92.71%로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서울 도심 업무지구로의 접근이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계동이 포함된 노원구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253만원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21위다.

하지만 올해 6월부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가격이 워낙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상계주공8단지와 5단지 등 재건축을 진행하는 아파트가 나타나면서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 6·19 대책 후 강남권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들어오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했다. 덕분에 6월19일부터 7월31일까지 노원구는 1.94% 뛰면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부동산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더욱 악화될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이르면 22일부터 6억원 이하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강화된다. 3일부터 지난주까지는 기존 감독규정에 따라 6억원 초과에만 LTV·DTI가 40% 적용됐었다. 학군 등 주거환경 대비 저평가된 가격으로 투자자들을 끌었던 상계동 입장에선 악재가 추가되는 셈이다.

일부 주민들은 상계동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가격 수준이 높지 않은데 규제가 너무 빨리 들어온거 아니냐는 반응도 보였다. 최근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올랐던 분당 평촌 등은 8·2 대책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타격을 덜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후 2주간 분당은 아파트 가격이 0.48% 상승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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