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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폭염에 짜증’ 112 신고 급증…경찰 고충지수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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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루 평균 5만8597건



여름철 후텁지근한 날씨에 불쾌지수가 올라갈 때마다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현장 경찰관들의 고충지수도 함께 올라간다. 기온과 습도가 덩달아 올라가는 7월에 112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밤 서울 광진구의 한 지구대에는 끊임없이 신고 전화가 울린다. 전화통화를 막 끝낸 경찰관은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집 밖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더위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며 “조그마한 일에도 신경질을 부리면서 112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한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112 신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인 지난 5월 167만2009건이었던 112 신고건수는 6월에는 169만3건으로 크게 늘지 않았지만 본격 여름철인 7월에 접어들면서 181만6532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신고 건수 역시 5월 5만3935.8건에서 7월에는 5만8597.8건으로 늘었다. 지난 7월 평균 최고기온이 30.6도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네번째로 더운데 따른 것이다.

여름철에 신고가 늘어나는 범죄는 단연 폭력사건이다. 동대문구 한 파출소의 경찰관은 “습도가 많고 후덥지근할 때는 사람들이 짜증이 나니까 싸움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양측의 이야기를 더욱 신경 써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날씨 및 요일특성과 범죄발생의 관계의 분석’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높아질수록 살인과 강간, 폭력 범죄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대인범죄가 많아지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범죄 신고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각종 민원 신고도 늘어난다. 공사소음이 너무 시끄럽다며 “구청장 전화번호를 달라”며 112 신고를 하거나 택시나 버스가 너무 잡히지 않는다며 순찰차를 태워주면 좋겠다는 신고 등이 대표적인 비긴급 민원 신고 사례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하는데 항공사에 전화해 달라며 13차례에 걸쳐 신고를 한 민원인에게 ’직접 항공사에 전화를 하시라‘고 안내하자 다짜고짜 욕설을 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민원 신고가 많아질 경우 이에 일일이 대응하다보니 정작 살인 사건 등 경찰이 최대한 빨리 대응이 필요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출동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원호연·정세희·김유진 기자/why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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