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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성장호르몬 덕에 키도 체조선수 꿈도 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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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 23년간 1334명 도와

연 평균 4㎝ 크던 아이들 8㎝ 자라

116명에게 10억 상당 더 지원키로

중앙일보

하현회 LG㈜ 사장(왼쪽)이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복지재단의 ‘저신장 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에서 서약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LG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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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지훈이(가명)는 아동복지시설에 산다. 일곱 살에 시설에 들어올 때부터 또래보다 키가 많이 작은 편이었다. 지훈이를 시설에 맡긴 아버지는 “일 나가는 짬짬이 혼자 지훈이를 돌보느라 충분히 잘해주지 못했다”고 미안해했다.

시설의 간호사 선생님이 지훈이 손을 잡고 병원을 찾은 건 중 1 때인 2013년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키가 그마저 한해에 2~3㎝ 밖에 크지 않아서였다. “병원에선 당장 성장호르몬을 맞히라고 했죠. 그런데 한해 접종 비용이 700만~800만원이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초등학교 때 시작한 체조에서 갈수록 소질을 보이던 지훈이었다. “체조도 키와 몸무게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힘이 붙거든요. 키 때문에 꿈도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됐어요.”

LG복지재단의 성장호르몬제 지원 사업을 알게 된 건 2015년. 간호사 선생님이 문을 두드렸고, 2년 동안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을 지원받았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137㎝였던 지훈이의 키는 지금 153㎝다. 2년 동안 16㎝ 자란 것이다. 간호사 선생님은 “아직 또래보다 작지만 뒷모습이 어엿한 남자아이처럼 보여 너무 기쁘다”며 “일상 생활에서나 체조를 할 때나 굉장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이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저신장 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을 열고 116명의 저신장 아동에게 10억원 상당의 ‘유트로핀’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46명은 추가 치료로 키가 더 자랄 가능성이 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지원을 받는다.

LG가 저신장 아동 지원사업을 시작한 건 1995년부터다. 23년 동안 1334명의 아동이 유트로핀을 지원받았다. 이 아이들은 한해에 평균 8㎝, 많게는 20㎝까지 자랐다. 저신장 아동이 보통 1년에 채 4㎝가 안되게 자라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하현회 LG㈜ 사장은 “키가 크는 만큼 아이들 마음 속의 꿈과 노력이 함께 커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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