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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 카드론 잔액·연체율 동반상승… 대출억제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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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7개사 확인 결과 / 대출잔액 1년3개월새 13%↑ / 연체율도 1.54∼2.57% 상승

직장인 A씨는 지난해 4월 카드론(신용카드사 장기대출)을 통해 17% 이자로 1500만원가량을 빌렸다. 경기도 부천에 전셋집을 얻기 위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약 1500만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A씨는 “시중은행 등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한도 때문에 불가능했다”며 “부족한 액수를 급하게 채우느라 카드론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카드론 잔액과 함께 연체율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시중은행·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대출을 옥죌 경우 카드론 등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일보

17일 세계일보가 신한·KB국민·하나·우리·현대·롯데·삼성카드사 7곳을 확인한 결과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 총합은 2016년 1분기 21조4188억원에서 올해 2분기 24조2526억원으로 1년3개월 동안 2조8338억원(13.2%)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이란 신규 취급액과 함께 아직 상환되지 않은 대출의 총합이다.

문제는 카드론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7개사 카드론 연체율은 1.46∼2.24%에서 1.53∼2.57%로 증가했다. B사의 경우 1년3개월 동안 카드론 연체율이 0.35%포인트, E사는 0.33%포인트 증가하는 등 대부분 카드사의 카드론 연체율은 상승추세를 보였다. 카드론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를 이용한 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론은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이라며 “카드론 규모를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상환능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 대출을 옥죄면서 대출 여력이 줄어든 사람들이 카드론으로 몰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론을 이용하는 주고객은 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4∼7등급이다. 시중은행에서 중금리 대출을 받던 사람들이 가계부채 대책으로 대출한도가 줄거나 아예 거절된 사람들이 카드론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1금융권에서 원하는 만큼 대출을 못 받은 사람들이 2금융권으로 넘어가 비교적 대출 절차가 간단한 카드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카드론 증가 현상은 카드론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카드사와 은행권 위주 대출 억제 정책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맞물린 결과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이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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