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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애플, 동영상 콘텐츠 직접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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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10억弗 투자해 독점 콘텐츠 확보 계획
자체 미디어 플랫폼 갖춰 음원.영화 서비스서 확장


파이낸셜뉴스

영화나 드라마같은 전통적인 미디어 콘텐츠가 정보기술(IT) 발전에 힘입어 IT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미디어 업체와 IT를 포함하는 유통기업간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미디어 시장이 영화관과 케이블 TV를 대체하는 가운데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애플이 자체 제작한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해 내년까지 10억달러(약 1조1372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발 디딜 틈 없는 미디어 시장

지난 2001년부터 자체 미디어 플랫폼인 아이튠스로 음원 서비스를 제공했던 애플은 2005년 처음으로 비디오 감상 기능을 추가하며 온라인 미디어 시장을 개척해 왔다. 애플은 온라인으로 영화 등 비디오 대여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41억달러의 매출을 냈지만 점차 줄어드는 시장 점유율에 난감한 상황이다. WSJ에 의하면 온라인 영화 대여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12년 약 50%에서 현재 35%까지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늘어가는 경쟁자들 때문이다. 애플의 입지는 난립하는 미디어 유통업체와 생산자들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다. 2007년부터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으며 유튜브와 아마존이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합류한 페이스북은 이달 중순부터 자체 제작한 TV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미디어 제작사들도 유통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필사적이다. 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8년 넷플릭스 견제를 위해 뭉쳐 훌루를 설립했으며 타임워너케이블의 영화채널 HBO는 2011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갖춘 디즈니는 이달 독자 OTT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더 이상 넷플릭스 같은 유통사에 콘텐츠를 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기 프로그램을 독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6월 소니픽쳐스에서 핵심 영화계 인사들을 영입한 애플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독점 히트작을 확보해 경쟁자들과 비슷한 품질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경쟁 과열로 시장 급변 우려

그러나 WSJ는 애플의 투자가 경쟁자들을 따돌리기에는 미약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HBO는 매년 자체 독점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20억달러 가까운 돈을 쏟아붓고 있다. HBO의 인기 독점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의 경우 편당 1000만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아마존의 경우 독점 프로그램 제작 선언 이듬해인 지난 2013년에만 10억달러를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올 한해 독점 프로그램 확보를 위해 6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예정이다.

문제는 투자액 뿐만이 아니다. 21세기폭스사에서 스포츠 부문 사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힐은 애플의 투자 확대 소식에 이미 시장에 방송 프로그램들이 넘쳐난다며 시청자들이 "다 볼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 디지털 시장에서 유통된 상업 프로그램 숫자는 500편 이상으로 2011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미 유력지 시카고트리뷴은 16일 보도에서 OTT 업체들의 난립으로 시청자들이 특정 영상 콘텐츠 하나를 보기위해 해당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전체를 월정액으로 가입해야 하는 실태를 비난했다. 신문은 과거 케이블TV 시절 한 번 가입으로 원하는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었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같은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여러개의 OTT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며 이러한 구조가 시청자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지 포천은 올해 3월 다국적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를 인용해 넷플릭스의 가치가 미래에 반토막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포천은 OTT 시장의 격렬해지는 경쟁과 미국 외 개발도상국의 진출 난항 등을 언급하고 모닝스타가 분석한 넷플릭스의 적정 주가가 주당 73달러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주가는 16일 종가기준 169.98달러를 기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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