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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신고리 원전에 간 홍준표 "대통령 지시로 건설 중단은 불법"…박근혜 출당 이어 친박 책임론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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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사가 중단된 울산 신고리 원전 5, 6호기를 방문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난하는 등 전날 대구에 이어 영남 민심잡기를 이어갔다.

17일 오후 3시 20분쯤 울산에 소재한 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에 도착한 홍 대표는 한수원 노사 임원진을 만나 “(정부의 공사 중단 방침에 대해) 법률 검토 결과 대통령 한 마디로 건설을 중단시키는 것은 불법”이라며 “이해 관계자인 노조가 (정부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우리도 9월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 노조원이 “뒤에서 힘껏 응원하겠다”고 답하자 홍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노조하고 한 편인 건 전국에서 여기뿐”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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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울산시 울주군 고리원전 5,6호기 건설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차로 향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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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출신인 윤상직 의원은 “21기가와트의 원전 시설을 백지화하고 LNG 가스로 대체하면 초당 57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지적한 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르면 2035년까지 5억3000만톤 정도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데 5700만톤이 더 생기면 어디서 줄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어 “파리 협약 때 너무 적게 감축한다고 난리 쳤던 환경단체들이 요즘은 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조용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이어 울산대공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개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다당제로 가면 자신들엑ㅔ “무조건 유리한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데 우리 야당으로서는 중대선거구제를 받을 수 없다”며 “그것을 전제로 개헌하자고 하는데 우리는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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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경로당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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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 대표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또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전 울산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정농단에 관여했던 핵심 친박(친박근혜)과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17~20% 사이에서 박스권 지지율의 가장 큰 원인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라며 “당을 잘못 이끌고 한국 보수진영을 궤멸시킨 정치적 책임을 묻고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고 친박 측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영국 보수당이 300여년간 지배한 원동력은 집권에 실패했을 때 전임자들의 책임을 묻고 새롭게 태어난 것”이라며 “(친박 청산에 대한) 당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도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앞으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홍 대표가 당의 핵심 기반이자 친박 정서가 강한 영남에서 박 전 대통령과 친박 세력에 대해 포문을 연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내적으로는 친홍 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을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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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자유한국당최고위원ㆍ3선 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왼쪽)과 정우택 원내대표.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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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를 비롯, 당내에선 홍 대표의 움직임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이도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우리 당과는 많이 거리가 멀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1심 재판이 나오는 결과를 보고 결과에 따라서 추이도 감안하고 당원 의견도 수렴해 결정해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에 관한 논의를 홍준표 대표께서 거론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24~25일 예정된 한국당 국회의원 및 당협의원장 연찬회는 친박 청산 문제를 놓고 양측간 내홍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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