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살충제 달걀’ 지적에 “대책 마련하겠다” 말뿐이었던 국정감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정치BAR

기동민 민주당 의원, 작년 식약처 국정감사 때 지적

손문기 전 식약처장 “실태조사 중, 개선하겠다” 대답



‘살충제 달걀’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전에 수차례 경고를 받았음에도 안일하게 대응해왔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언론보도(<노컷뉴스> 2016년 8월7일 ‘닭 진드기, 살충제 살포...정부, 계란 위해성 알면서도 방치’) 이후 10월 국정감사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살충제 달걀’ 문제를 이미 지적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전 정부의 안일한 대처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16년 10월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 회의록을 살펴보니 기동민 의원은 “일부 계란 농가들이 닭의 진드기 발생을 막는다면서 맹독성 농약을 닭과 계란에 살포하고 있다”고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기 의원의 지적에 “21개 농장을 농림수산식품부하고 같이 실태조사를 지금 하고 있고 저기만 해 가지고는 될 것 같지 않아서 저희가 60개 농장에서 생산된 닭고기하고 계란하고 현재 수거검사를 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계란과 관련된 안전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정부가 농가에서 진드기 퇴치를 위해 계사에 살충제를 뿌리는 실태와 문제의 심각성을 지난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시 손 처장의 발언과 달리 정부는 살충제 사용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셈이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문 속에 기동민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작년 국정감사 이후, 일부 농가를 대상으로 검사를 시작했지만 미흡했다. 시기도, 방법도 문제가 있었다”며 “이전 정부에선 농약 잔류 검사 실시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함께 반성하고, 또 함께 대비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기 의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셈이지만,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할 때다”고 이전 정부의 책임과 함께 발빠른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한겨레

2016년 10월7일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당시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문제를 질의하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6년 10월7일(금)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기동민 위원 조금만 이따가 말씀하시고요, 제가 답변할 시간 드릴 테니까. 지금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아서……

진짜로 한번 고민해 보십시오. 전 부처 차원에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제가 오전에 질문하려다 말았던, 이것도 계란 문제인데요. PPT 계속 띄워 보세요.

(영상자료를 보며)

저게 까만 게 전부 다 진드기라고요. 오전에 말씀드렸듯이 1100여 개 계사에서 한 7200만 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는데 20×25㎝ 케이지에 한 20주부터 60~80주까지 알 낳는 기계로 닭을 저렇게 관리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진드기를 털어 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냥 농약을 뿌리는 거예요. 허용 기준치 내에 포함되어 있는 농약도 있을 거고……

자료 안 주셔도 됩니다. 내가 구체적인 걸 물어보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외국에서 쓰지 않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외국에서 썼던 것이 너무 약해서 워낙 독한 농약들을―소위 심하게 얘기하면 살충제들이에요―혼합해서 막 쓰다 보니까, 계사 다 비우고 써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답답하니까 닭에다 직접 뿌리는 데도 있는 거예요. 2개월에 한 번씩 해야 되는데 여름 같은 경우는 2개월에 한 번이 아니라 2주에 한 번씩, 직접 계사를 비우지도 않고 닭들한테 뿌려 대는 거지요.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그리고 계란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여러분들, 언론보도 8월 중순에 일어났는데 지금 두 달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시료도 구하지 못했다고 저한테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정은 있을 거라고요. 내부 전문가들이 하는 일들에 사정은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국민들이 납득하겠냐고요. 2개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한 확답이 없어요. 이렇게 일하면 안 되는 거지요. 여러분들의 사정은 있는 것이지만 국민들한테 납득할 수 있는 과정에 대한 해명들이 있어야 될 것 아닙니까? 없는 거예요. 이렇게 일하면……

제가 자료가 많이 있는데 더 이상 보여 드리지 않을게요. 국민들이 충격받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게 일상화되어 있는지도 아직은 제가 확신이 없고 다만 몇몇 농가에서는 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실제 양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도저히 양심상 더 이상 못 하겠다’, 어떻게 이런 열악한 환경……

(발언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마이크 중단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그리고 금지된 약물까지 쓰고 허용치를 5배 이상 넘어가는 이런 부분들, 양심상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거잖아요. 차장님, 처장님, 한번 다 말씀 줘 보세요. 이것도 좋고 아니면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부분도 좋고 좀 얘기를 해 봅시다.

(중략)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손문기 그리고 두 번째, 진드기 농가와 관련되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생산 단계는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사항이기 때문에 저희가 저 부분에 대해서는 21개 농장을 농림수산식품부하고 같이 실태조사를 지금 하고 있고 저기만 해 가지고는 될 것 같지 않아서 저희가 60개 농장에서 생산된 닭고기하고 계란하고 현재 수거검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지적해 주신 내용, 동물용 의약품이나 농약에 대한 부분에서 저렇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해서 계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서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을 해서 아직 구체적인 실적들이 안 나오고 있지만 완전히 손을 놓고 있지는 않고 이번 기회에 계란과 관련된 안전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동민 위원 다시 토론하시지요. 수고하셨습니다.

한겨레

2016년 10월7일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당시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진드기 붙은 계사 프리젠테이션 영상 자료. 국회영상회의록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2016년 10월7일 국정감사 때 배포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살충제 달걀’ 관련 보도자료. 기 의원은 이 사진을 16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 페이스북]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