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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 터널 속 슬쩍 차로변경, 첨단 CCTV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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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차로 차량번호 동시 인식

차량 진입·진출 때 차로 비교까지

창원1터널선 매달 2000건 적발

도로공사, 전국에 설치 확대 나서

위반차량 범칙금 3만원, 벌점 10점

지난 14일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경남 창원시) 상황실. 대형 스크린에는 남해고속도로 곳곳을 비추는 폐쇄회로TV(CCTV) 화면이 가득했다. 그런데 창원1터널 안에서 승용차 한 대가 차로를 바꾸자 이 차의 번호판과 차로 변경시각이 직원들의 컴퓨터에 떴다.

터널 양방향에 각각 한 대씩 설치된 지능형 CCTV가 터널 내 금지 행위인 차로 변경을 감지해 담당 직원 PC로 전송한 것이다. 창원1터널에선 이런 방법으로 지난 1월 이후 차로 위반이 매달 2000건가량 적발되고 있다. 위반 차량에는 범칙금 3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이곳처럼 터널 내 차로 위반을 실시간 적발하는 지능형 CCTV가 전국 고속도로 터널로 확대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11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 내년 상반기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과 양지터널에도 지능형 CCTV를 가동하고 순차적으로 다른 지역에도 설치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월 남해고속도로 창원1터널에 설치한 첨단 지능형 폐쇄회로TV(CCTV)를 다른 터널에도 순차적으로 설치키로 했다. 지능형 CCTV는 차로 변경을 자동 감지한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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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CCTV는 1개 차로의 차량번호만 인식했다. 그런데 지능형 CCTV는 2개 차로의 차량번호를 동시에 인식해 차로 변경 사실을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지능형 CCTV의 시야에 포함되지 않은 공간도 잡아낸다. 차량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의 차로를 비교해 차로 변경 사실을 적발한다.

도로공사가 터널 내 차로 변경을 이처럼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로 한 것은 터널 내 차로 변경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지난해 5월 창원1터널에서는 차로 변경으로 인한 9중 추돌사고로 4명이 숨졌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일반도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2.0%인 데 반해 터널 내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5.0%에 이른다. 또 터널 내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2013년 539건에서 2015년 638건으로 증가했다.

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터널 내 교통사고를 주간과 야간으로 비교해 보면 교통사고는 통행량이 많은 주간(1156건)에 야간(560건)보다 두 배가량으로 많다. 하지만 치사율은 야간(6.1%)이 주간(3.5%)의 약 1.7배로 높게 나타났다.

유수재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터널 안 교통사고는 80% 이상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그중 차로 변경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터널 안은 일반도로보다 공기 저항이 높기 때문에 차로 변경 시 차량이 평소보다 좌우로 더 많이 움직이게 된다. 일반도로보다 사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고 공간이 좁아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과 양지터널에서는 지능형 CCTV 설치에 앞서 이달 초부터 수작업으로 터널 내 차로 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있다. 터널 안에 설치된 일반 CCTV를 보다가 차량이 차로를 변경할 경우 화면을 캡처해 이를 경찰에 고발하는 방식이다. 도로공사는 마성터널·양지터널 내 차로 위반 행위를 17일부터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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