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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명절·공휴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법부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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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회 예산정책처 2016 회계연도 결산

“박근혜 정부 시절 2차례 382억원 면제…유료도로법 위반”

문재인 정부도 올 추석부터 면제…“근거 법령 마련” 지적



문재인 정부가 올 추석부터 명절 기간 사흘 동안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전면 무료화하기로 한 가운데, 통행료 면제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과 함께 한국도로공사에 손실을 떠넘기는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국내 관광 등 내수 활성화를 명분으로 2015년 8월14일과 지난해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했다. 한국도로공사와 민자도로사업자의 통행료 손실은 2015년 196억원(도로공사 146억원, 민자 50억원), 지난해 186억원(도로공사 143억원, 민자 43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민자도로사업자에게는 전년도 통행수입과 교통량 증가율, 통행료 조정율 등을 고려해 손실액 93억원 중에 70억원을 보전해줬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공기업인데다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통행료 감면 손실(289억원)을 스스로 떠안기로 결정했다.

16일 나온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예산에 대한 결산을 보면, 이같은 두 차례 통행료 감면 조처는 ‘유료도로법’을 위반한 것이다. 유료도로법은 군작전용 차량, 구급·구호 차량, 소방 차량 등이 본래 목적을 위해 운행되는 경우에 한해 통행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경제 활성화를 위한 통행료 감면은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향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의 필요성이 있다면 그 근거를 먼저 법령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예산정책처는 “한국도로공사도 민간사업자아 마찬가지로 통행료 수입이 건설투자에 따른 부채 상환을 위한 주요 재원임을 고려할 때, 통행료 면제가 매년 반복될 경우 한국도로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손실액 부담 주체 및 지원 규모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슨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올 추석부터 명절 기간인 사흘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전면 무료화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명절 교통량의 71%가 설이나 추석 당일과 전날, 다음날 등 3일에 몰린다. 이 3일간 전체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해부터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올 추석 연휴 3일간 감면액은 총 45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민자고속도로도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국고로 민자 쪽에 지원하는 금액은 올해 120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명절 고속도로 무료화 방안 이외에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 9월부터 절반으로 할인하고, 평창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행사 기간 총 27일 동안 영동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료화하겠다고 밝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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