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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마사회, 화상경마장 바닥면적 확대 ‘꼼수’…최대 4.86곳 신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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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업장 수 총량제’ 불구 장외발매소 이전·인테리어 공사로 바닥 확장

2014~2016년 수도권 1만4000㎡ 늘려…“규제 피해 수용인원 늘려”



한겨레

용산 화상경마장이 장외마권 발매를 시작한 2015년 5월31일 오전 용산주민대책위원회, 화상도박장문제해결전국연대 회원 등이 한국마사회 용산장외발매소 앞에서 경마장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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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이 이전 과정에서 바닥면적을 2배 이상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마사회는 이런 방식으로 최대 5개 가까운 장외발매소를 신규로 건립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나온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보면, 마사회는 장외발매소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바닥면적 변경을 통해 영업장 규모를 확대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사행산업의 과도한 확산을 막기 위해 ‘2008년도 수준’으로 영업장 수를 제한하는 ‘영업장 수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법은 장외발매소 신설이나 영업장 규모를 확대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사회도 장외발매소 수 규제(최대 32곳)를 받고 있는데, 현재 서울·경기·인천에 24곳, 지역에 7곳 등 31개의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마사회는 2014년 용산 장외발매소를 이전하며 바닥면적을 기존 7636㎡에서 1만8213㎡로 무려 1만577㎡를 확장했다. 마사회는 또 2015년엔 경기 광명과 안산, 인천, 부평, 서울 중랑 장외발매소, 지난해에는 경기 구리, 수원, 광명 장외발매소의 바닥면적을 확대하는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이에 따라 2014~2016년 사이에 확장된 장외발매소 바닥면적은 모두 1만4000㎡에 달한다. 예산정책처는 “이러한 바닥면적 확장은 경기 안산 장외발매소(9132㎡)를 기준으로 할 경우 1.53개, 인천 부평 장외발매소(2879㎡)를 기준으로 하면 4.86개 장외발매소 신규 건립 효과가 있다”며 “마사회는 영업장 수 규제의 취지를 장외발매소 이전·변경을 통해 미준수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용산 장외발매소의 경우 전체 면적 가운데 관람시설이 1만4113㎡이고, 나머지 4110㎡는 어린이 과학체험시설 등 비관람시설이다. 또 2015~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승인을 통해 확대한 바닥면적은 객장이 아닌 휴게실 용도”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예산정책처는 “이를 고려하더라도 2014년 용산 장외발매소보다 바닥면적이 6467㎡가 증가했는데, 이는 인천 부평 장외발매소 크기를 기준으로 2개 신규 건립 효과가 있다. 마사회는 또 농림축산식품부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방식(유인발매창구나 투표소를 객장으로 전환)으로 객장 면적을 확대하고 있다”며 ‘편법’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수용 인원 확대를 가져와 영업장 수 총량 규제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마사회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3209억원, 2013년 2751억원, 2014년 2415억원, 2015년 2439억원, 지난해에는 23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법정적립금 규모 역시 2012년 318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28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예산정책처는 “사행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닌 공공기관의 경우 손실시 발생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로 인해 지속적으로 이익잉여금이 발생하고 있다. 사내유보금을 합리적으로 관리하 수 있는 법률 개정 등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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