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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창고에 달걀 가득한데 상하면 어쩌나"…양계농가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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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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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달걀 출하 전면 금지 이틀째인 16일 충남의 한 양계농장의 60대 농장주는 "조류인플루엔자(AI)를 잘 이겨냈고 30도가 넘는 폭염도 큰 피해 없이 넘겼는데, 살충제 달걀이라니…"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농장주는 "AI 발생 시에는 3개월간 외출하지 못한 채 사실상 감금생활을 하며 버텨냈고, 최근 30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왔을 때도 아침저녁으로 닭장에 물을 뿌리며 이겨냈는데, 이번에는 살충제 문제로 달걀 출하가 막혔다"고 망연자실했습니다.

창고에 쌓여가는 달걀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산란계 10만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하루 평균 8만개의 달걀을 생산하는데, 출하 금지 조치로 이틀째 달걀을 판매하지 못한 채 농장 한편 창고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별도의 대형 보관창고가 없기 때문에 이날 저녁까지 양계장에서 달걀을 수거하면 더는 보관할 장소도 없는 데다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 신선도도 걱정입니다.

AI 사태로 소비가 크게 떨어졌던 경험을 들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제주의 한 농장 관계자는 "폭염으로 닭이 알을 잘 낳지 않아 달걀 생산량이 전년보다 20%나 줄었다"며 "이번 사태로 소비자들이 달걀을 사 먹지 않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소비가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양계 농민들은 일부 농가의 문제로 전체 농가가 피해받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박규열 양계협회 울산지부장은 "대부분 농가가 잘하고 있는데 일부 농가 때문에 달걀 출하가 막혀 양계농가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농장은 하루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검사를 통과한 농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경기 광주의 한 산란계 농장 관계자는 "우리 농장에서는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검사도 일찍 받아 안전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우리 지역 달걀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많이 번졌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관계자는 "AI 발병 사태에서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기니 앞으로 추가 계약에 어려움을 겪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지영 기자 scarl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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