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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재용 '합병 이득·경영승계 없었다' 주장 설득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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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토론회서 회계사·변호사들 삼성 변론요지 반박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김예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의 1심 선고(25일)를 앞두고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16일 삼성 측 변론에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개인 이득을 취하거나 국민연금이 손해를 입지 않았고,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발제자로 나선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회계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기준일 당시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는 제일모직 주식 42.2%, 삼성물산 주식 1.4%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일수록 이 부회장은 경제적 이득을 얻는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은 '주가에 따라 결정된 합병 비율은 공정했으며, 국민연금 반대로 합병이 무산됐다면 삼성물산이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삼성 측 주장에 대해서는 "합병 비율은 단기적 주가 상승이 아니라 회사 본질가치로 산정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은 재판에서 "특검은 자문기관의 의견서 등을 근거로 합병 비율의 부당성을 주장하지만, 당시 합병 비율은 완전경쟁시장에서 시장원리에 따라 형성된 주가에 의해 기업가치를 평가해 결정된 것"이라며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게 했고 이로 인해 대주주 일가가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 이상훈 변호사와 민변 김도희 변호사는 '경영권 승계작업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삼성 측 주장에 반론을 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물려받는 데 필요한 8조원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2014년 삼성SDS를 상장했고,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2014년 에버랜드를 상장하고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했거나 주기로 약속했다는 핵심 혐의도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었다는 주장이다.

민변 부회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금품을 받는 순간 뇌물수수가 성립하며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공범이라고 보고 있으므로 이 부회장 뇌물공여가 성립된다"고 의견을 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은 "특검은 소위 '승계작업'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경영상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사업구조 개편 등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현안을 놓고 이재용의 개인사인 경영권 승계를 추진했다고 했는데 이는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서초구 삼성 본관 앞에서는 삼성노동인권지킴이·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국정농단의 범죄를 숨기고 불법적인 3대 세습을 위해,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언론과 노동자를 관리했다"고 규탄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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