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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브라질 리우 치안시스템 붕괴…경찰관 피살 이틀에 1명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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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이후 최악 상황…재정난 겹치며 폭력사건 급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경찰과 리우 주 정부 산하 공공치안연구소(ISP) 등의 자료를 인용, 리우 주의 치안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나빠졌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리우 주에서 범죄조직원들의 총격을 받아 살해된 경찰관은 공식적으로 97명에 달한다. 이틀에 한 명꼴로 살해됐다는 얘기다.

경찰관 사망자 수는 1994년 227명에서 2011년에 108명까지 줄었다가 이후엔 증가세를 계속했고 지난해에는 147명으로 늘었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경찰관 사망자는 1994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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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원의 공격으로 피살된 경찰관의 부인이 폭력 자제를 촉구하는 대형 플래카드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리우 주에서 이처럼 경찰관 사망자가 급증하는 것은 최근 들어 경찰과 범죄조직 간의 충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정난으로 치안 예산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우 주 정부는 지난해 재정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경찰관들에게 월급과 수당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고 있으며, 방탄복과 같은 장비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리우 주민들의 폭력사건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과 리우 주 공공치안연구소의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리우 주에서 발생한 폭력사건 사망자는 3천457명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3천6명)보다 15% 늘었고, 2009년 상반기(3천893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리우 주 정부는 총기 불법 소유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경고하고 경찰관들에게는 비번일 때 범죄조직원들의 공격을 조심하라고 주의하는 정도 외에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리우 시에 8천500명의 중무장 병력을 배치해 경찰의 순찰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리우 시에서 군의 치안 유지 활동이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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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시내 빈민가에 세워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동상에 소총이 걸려 있다.[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한편, 리우 시 남부 보타포구 지역의 산타 마르타 빈민가에 있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동상에 소총을 걸고 찍은 사진이 소셜네트워크(SNS)에 떠돌면서 리우 치안의 현주소를 말해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방문을 기념해 지난 1996년에 세워진 이 동상은 산타 마르타를 빈민가에서 관광지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리우 주 정부도 산타 마르타를 공공치안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총을 멘 마이클 잭슨' 사진이 SNS에서 논란이 되자 주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수사에 나섰으며 이날 여러 명의 용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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